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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외교관, 韓 유학 중인 학생도 성추행…초청 장학생 26명 피해 조사 방침

  • 2016-12-20 03:00|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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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외교관 박 모씨가 미성년자 성추행으로 현지 방송에 고발됐다.


[헤럴드경제 법이슈=김은수 기자] 칠레 외교관 박모 참사관에게 성추행 당한 칠레 미성년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유학중인 칠레 유학생의 피해 사실도 알려져 문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JTBC ‘뉴스룸’은 칠레 외교관 박모 참사관에게 성적 피해를 당했다는 칠레 여학생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방송에 따르면 한국 초청으로 유학중인 칠레 여학생은 박 참사관에게 장학생 선발을 빌미로 성적 피해를 당했다.

피해 주장 학생은 인터뷰에서 “저희에게 한 명씩 문자가 왔다. (한국에 유학하는)여학생들에게. ‘오빠(박 참사관)를 안 보고 싶냐’고”라고 증언했다.

현재 칠레에서 초청된 장학생은 총 26명으로 박 참사관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정부초청 장학생 선발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학생으로 선발돼 국내에서 학업중인 칠레 학생 26명에 대한 추가 피해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다.

칠레 방송사 채널13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사의 고발 프로그램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 자신의 덫에 걸리다)’에서 주칠레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한국인 외교관 박 참사관의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 영상을 공개했다.

방송은 지난 9월 14세의 현지 여학생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여학생은 주칠레 한국대사관서 문화를 담당하는 박 참사관이 자신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으로 여겨지는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방송 측은 함정취재에 들어갔다. 13세로 분장한 실제 20세 배우가 박 참사관과 만난 뒤 성추행을 당하면 장면을 몰래 담았다.

영상에 담긴 박 참사관은 “눈, 입술, 그리고 가슴이 좋다”면서 “너의 가슴에서 쉴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또 연기자를 안고 다리를 만지는가 하면 여학생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뽀뽀를 하는 등 추행을 일삼았다.

이후 프로그램 제작진이 등장해 함정취재였음을 밝히자 “제발 부탁한다”고 사정했다.

박 참사관의 성추행을 제보한 칠레 여학생은 “자살도 생각했다. 수치스러웠다”며 눈물로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더 했다.

외교부는 이날 “ 우리 공관원의 불미스러운 행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재외공무원 복무기강,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추행과 같은 중대 비위에 관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입장하에 철저한 조사 및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박 참사관을 조만간 국내 소환해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칠레 현지 검찰 수사에도 협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박 참사관의 직무를 이미 정지하고 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또 유지은 주칠레 대사는 20일 피해 학생들과 가족에 대한 사과는 물론 현지 한국 교민들을 상대로도 별도의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issuepl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