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우 화우 대표변호사. [화우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K2 전차 엔진 개발에 참여한 HD현대인프라코어가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350억원의 정산금을 받게 됐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예산’ 이상의 정산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가를 기초로 계약 금액을 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일 법무법인 화우(이명수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대전고등법원 제1민사부(신동헌 재판장)는 지난 1일 HD현대인프라코어가 국방과학연구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국방과학연구소에 1500마력 전차 엔진 개발 원가비용 약 350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화우는 HD인프라코어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한 1500마력 K2 전차 엔진은 국내 최초,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정확한 개발 비용을 예측하기 어려운 방산 연구개발 특성 상 실제 소요된 비용의 원가 자료에 근거해 계약 이행 후 계약 금액을 확정하는 일반개산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방과학연구소는 확보한 예산 범위의 상한으로 계약금액이 정해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정산원가 산정 이후 이를 기초로 계약 금액이 정해져야 하고, 국방과학연구소의 예산을 상한으로 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화우는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향후 방산 물자 개발과 관련된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원가 비용 예상이 어려워 개산계약으로 체결되는 방산계약에서 계약 금액 확정 원칙을 법원이 세운 셈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를 대리한 화우의 박재우변호사는 “K2 전차의 엔진 개발에 성공한 HD현대인프라코어의 노력과 헌신이 법원으로부터 인정받아 기쁘다”며 “방산물자 개발과 관련하여 개산계약의 본질을 분명히 하면서 합리적이고 정당한 정산이 이루어져야 함을 명백히 밝혀준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HD현대인프리코어가 개발에 성공한 1500마력 엔진을 바탕으로 K2 전차가 한국 방위산업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