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CI. [SSG닷컴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SSG닷컴을 둘러싸고 신세계그룹과 사모펀드(PEF)가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SSG닷컴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는 가운데 SSG닷컴에 1조원을 투자한 사모펀드들이 투자금을 조기 회수하려고 신세계그룹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는 SSG닷컴의 재무적투자자(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BRV캐피탈과 다음달 1일 이후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행사 여부를 두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두 사모펀드는 신세계그룹과 SSG닷컴에 대한 투자 약정을 맺었다. 이후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1조원을 투자해 SSG닷컴 지분을 15%씩 확보했다.

당시 계약에는 풋옵션 조건이 포함됐다. SSG닷컴이 올해까지 총거래액(GMV) 5조1600억원을 넘기지 못하거나. 복수의 투자은행(IB)에서 IPO를 할 준비가 됐다는 의견을 받지 못하면 두 FI의 보유주식 전량을 신세계 측에 매수해달라고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매수 대금은 1조원이다. 풋옵션 행사 예정 기간은 다음 달 1일부터 2027년 4월까지다.

신세계 측은 지난해 SSG닷컴 총거래액이 풋옵션 기준을 넘겼기 때문에 FI의 행사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FI에서는 SSG닷컴 총거래액이 상품권 거래액 등을 포함해 과다 계상됐다고 주장했다. SSG닷컴은 2021년부터 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이커머스 경쟁 격화에 이어 계속된 적자로 절차를 미뤘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과 FI의 입장차가 커 풋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법적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사업 전략을 재정비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SSG닷컴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이 밀리는 데다, 신세계가 3조원을 들여 인수한 G마켓과 시너지도 제대로 못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투자사와 주주 간 계약에 따른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호 간 지속해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