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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준영 의원실, ‘불난 집에 부채질’ 발언… 영종 주민들 ‘분개’
인천경제청, 국제학교 건립 희망 학교들 영국서 직접 만나 추진
인천경제청의 국제학교 유치 능동적 대응은 배 의원의 노력에 대한 결과물 ‘논란’
뉴홍콩시티에 이어 국제학교 유치 협약서마저 유명무실로 분노한 지역구에 찬물 끼얹는 꼴
지난 25일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 카톡 회원방에 배준영 국회의원실 관계자가 올린 글을 캡처한 사진.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배준영 국회의원(국민의힘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측이 영종에 국제학교 건립을 희망하는 학교들을 영국에서 직접 만나 추진할 것이라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계획에 대해 그동안 능동적 노력을 통해 주문한 결과물로 이끌어 낸 것이라고 밝혀 지역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가뜩이나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영종 국제학교 유치에 오랜 기간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해 주민들의 분노가 극도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경제청의 능동적인 대응은 마치 배준영 의원 측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때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워 얻은 노력의 결과인 것 처럼 표현해 주민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배 의원 측 관계자는 지난 25일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가 운영하는 카톡 회원방에 ‘영종 국제학교 유치, 경제청의 능동적 대응을 이끌어 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배 의원 측이 올린 글의 내용을 보면, ‘인천경제청의 영종 국제학교 유치 담당자들이 29일부터 영국에서 국제학교 건립을 희망하는 학교들을 직접 만나 의사와 현실 가능성을 타진한다고 합니다.

올 초 인천경제청장, 차장 등 관계자들에게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능동적인 노력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이번 총선 공약으로 포함시키기도 했는데, 그동안 국제학교 유치와 관련해 학교와 경제청을 잇는 중개인들의 목소리에만 의존하다 보니 불명확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제 경제청이 국제학교 건립 의사가 있는 학교들을 직접 컨택하는 만큼, 확실한 의지와 재원이 있는 학교를 선별할 것입니다.

국제학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빠르게 걷히고 영종 주민들이 원하는 역량 있는 국제학교가 조속히 들어설 것으로 기대합니다. 경제청이 출장에서 복귀하면 즉시 결과도 확인해서 공유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영종 주민들은 최근에 유정복 인천시장의 민선 8기 핵심 공약 뉴홍콩시티 건설이 사실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인천시가 스스로 밝힌데다가, 유 시장과 주민들이 체결한 ‘영종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 마저도 유명무실해져 결국 ‘선거용’으로 이용 당한 것으로 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 의원 측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이 국제학교 유치에 따른 문제의 본질도 모르면서 자신의 성과에만 홍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 조고호 공동대표는 “인천경제청의 능동적 대응을 이끌어 냈다는데, 누가했느냐”며 “어의가 없고 말문이 막혀 분노가 감당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글을 사실로 받아 들일 수 있기에 진실을 알린다”면서 “지난 2022년 5월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시절 유 시장은 주민들과 영종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를 체결한 후 지난 2년 동안 소관업무가 인천경제청이라서 손을 놓고 있고 인천경제청장은 말도 되지 않는 개발업자 공모방식 타령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공동대표는 이어 “지난 1월 인천경제청은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다시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후 그동안 4·10 총선으로 시간만 다 보내고 영종 주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킹스칼리지스쿨(이하 킹스)이 고양시로 넘어갈 상황인데 이제서야 참여 학교 조사차 영국으로 출장을 간다는 것이 능동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냐”며 비토했다.

또한 세계 5700개 IB교육 학교 중 5위, 영국 1위인 최상위급 명문학교 킹스가 중개인들의 목소리로는 신뢰가 안 간다는 배 의원 측은 주민들도 못 믿어 세금까지 낭비해 가면서 영국으로 출장간다고 하는 인천경제청을 오히려 옹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그동안 인천시에 제출한 킹스 유치를 선호하는 3000여 명의 서명부는 무엇이고 유 시장에게 건내준 건의서도 못믿겠다는 것인지,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와 영종학부모연대가 중개인으로 매도돼도 되는 것인지 화가난다고 토로했다.

조 공동대표는 “송도와 동일하게 영종도 우수한 국제학교만 선정되면 PF(부동산 개발 관련 대규모 대출)로 얼마든지 재원 마련이 가능한데도 굳이 개발업자 선정 공모 방식만을 고집하는 인천경제청의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금융기관에서는 수익율 6.5% 이상이면 무조건 성공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만약 국제학교가 주민들이 원하는 클래스(킹스)가 무산된다면 법이 허용하는 한 관계 위정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고 출장 성과도 정보공개로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교 공동대표는 “개발업자 방식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인천경제청의 입장을 주민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동안 주민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위해 킹스의 영종 유치를 외면한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유 시장이 국제학교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킹스 보다 우수한 국제학교를 유치해야 주민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며 “고양시가 킹스를 유치할 경우 그 책임에서 유 시장은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5월 7일 영종 인스파이어에서 영종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톱텐도시’ 구상을 밝히기 전에 국제학교 유치에 대한 유 시장의 진심을 말해야 지난해 6월로 원점회귀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정 공동대표는 “약 2만9000평 규모의 국제학교 부지는 논의의 출발점”이라면서 “국제학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종합병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영종국제도시에 뉴홍콩시티에 이어 희망고문만 하는 글로벌톱텐도시 구상을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국제학교 관련 한 관계자는 “국제학교 부지를 축소하고 개발업자에게 몰아주려고 한 인천경제청의 방침에 주민들이 맞서 파행을 거듭해 왔고 지연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배 의원이 인천경제청에 개입해서 지시한 것인양, 영국 학교들을 방문하고 오면 보고하겠다고 하는데 평택시의 실패한 사례만 봐도 방문 자체로 무슨 성과로 이어질지 만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택시는 2019년 11월 미국으로 가서 3개 학교를 방문하고 왔다. 이후 2022년 1월 공모를 시작해 6월 1, 2, 3순위 학교를 선정했으나 학교들이 조건이 안 맞아 최근 다 무산됐다”며 “공무원들이 학교를 방문해 봐야 모든 답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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