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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피탈사 작년 순익 1500억원 줄고 충당금 4배 ‘껑충’…올해는 차도 안 팔려
미 국채금리 뛰어도 할부금리 못 올리는 이유
“업체간 경쟁만 심화…매우 어려운 상황”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순익이 1500억원 넘게 줄어든 캐피탈사가 올해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4배 가까이 뛴 충당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올해는 국내 신차 판매마저 줄어 대형 캐피탈사도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5개 캐피탈사(할부금융)의 지난해 말 당기순익은 1조4765억원으로 2022년 말 대비 1516억원 감소했다.

캐피탈사 순익은 2019년 말 9296억원에서 2022년 1조6281억원으로 4년 동안 6985억원 증가하며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들어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고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중소형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영향으로, 업계가 쌓은 대손준비금(충당금)은 2019년 291억원에서 지난해 2596억원으로 급증했다. 2022년(742억원)과 비교해도 3.5배 이상 뛴 셈이다.

문제는 올해 또한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동위기 여파로 미국 국채금리가 4.6%를 돌파해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여전채(금융채Ⅱ, AA+, 2년물) 금리도 꿈틀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여전채 금리는 3.826%로 한 달 전(3.778%)보다 0.048% 올랐다.

조달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상품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1일 기준 주요 대형 캐피탈사(현대·KB·우리금융캐피탈)의 자동차 할부금리(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신차, 현금구매비율 30%, 대출기간 60개월)는 하단이 5.6%, 상단이 9%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둔화 자체도 우려스러운데, 고금리까지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가 차를 사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조달금리를 고려하면 (자동차 할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그러면 차가 더 팔리지 않으니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3월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내수 판매는 11만1616대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자동차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캐피탈사는 힘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쪽 시장이 어려워 부동산 PF로 넘어간 캐피탈사도 고금리 직격탄을 맞아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일부 캐피탈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총 28조6000억원에 달한다. 한신평이 부동산 경기 상황을 가정해 캐피탈사 신용등급별 손실률을 계산한 결과 AA급에선 11.1~19.6% 수준이지만, A급 이하 중소형 캐피탈사의 손실률은 최소 16.2%에서 최대 27.6%까지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캐피탈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2년 말 0.27~6.63%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말 0.32~23.68%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캐피탈업권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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