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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탁 점령한 수입산 과일·채소…반응은 “불안해도 싸니까” [푸드360]
주요 농산물 수입 증가…국산 대비 2~3배 저렴
소비자 “상품성 의문”·농민 “수입으로 해결 불가”
정부는 수입량 증가 계획…“수요 조사 더 할 것”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김벼리 기자] 국내산 농산물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산 대비 2~3배 저렴한 수입산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등 원산지의 위생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낮고, 수입 물량만으로 근본적인 물가 억제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농산물 수입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2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양배추의 지난달 수입량은 전년 대비 171% 증가한 657t(톤)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노지 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6월까지 수입량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당근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12.4% 증가한 1만2330t, 양파 수입량은 7.5% 증가한 1089t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파 수입량은 764.3% 폭증한 4399t으로 집계됐다.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입산 채소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22일 기준 수입 양배추 반입물량은 일주일 동안 40% 급증한 105t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입 당근은 전주 대비 10.9% 증가한 102t이었다.

수입산 농산물은 국내산보다 2~3배 저렴하다. 서울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2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국내산 양배추 평균 도매가는 ㎏당 3026원이었다. 같은 등급의 수입 양배추는 ㎏당 1108원이다. 국산 가격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수입산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는 여전히 많다. 국산 수요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양배추는 지난달 수입된 물량 100%가 중국산이다.

직장인 이모(30) 씨는 “자취를 하다 보니 원산지보다 가격대를 보고 장을 본다”며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최소 2배 저렴해 어쩔 수 없이 사게 된다”고 털어놨다. 주부 이한나(37) 씨도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중국산 채소를 자연스럽게 꺼리게 된다”며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어 품질이나 위생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농가에서도 농산물 수입 대책이 수입 유통 업체의 배만 불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생산자를 보호하지 않고, 농산물 수입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한 시민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유통비와 유류비 등 복합적인데 단순히 수입 물량을 늘리겠다는 건 무책임한 조치”라며 “열무 4㎏ 한 박스를 3500~4500원에 출하하는데 소비자가는 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했다. 이어 “농민들은 많아야 소비자가의 30%를 가져가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 의장은 “정부에서 예산을 늘려 농산물 수요와 생산량을 정확히 예측하고, 재배면적을 구성해 계약재배를 진행하는 등 생산자 중심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농산물 재배는 기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벽한 예측이 어렵더라도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농업을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농산물 소매 가격이 지난해 수준으로 안정화 될 때까지 납품단가 지원을 지속하고, 할인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전체 수급상황을 고려하면서 지원단가도 추가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수입 과일 물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을까지 수급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입과일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조만간 식자재마트 관련 협회와 만나 수요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기준 망고 수입량은 6264t으로 지난해 3월(2927t)보다 2.1배 넘게 올랐다. 망고 수입량은 지난해 11월 1081톤 이후 올해 1월 2323t, 2월 3499t 등 매월 증가하고 있다. 파인애플 수입량도 작년 3월 6002t에서 올해 3월 8686t으로 44.7% 증가했다. 올 1월 이후 매월 수입량이 증가세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주 기업형슈퍼마켓(SSM)을 대상으로 수입 과일에 대한 수요 조사를 진행한 뒤, SSM에 직수입한 과일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기존 중·소형 대형마트에 공급했던 것을 확대한 조치다. aT는 11개 품목의 수입과일을 최대 20% 할인해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newday@heraldcorp.com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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