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한국타이어 마케팅·경영혁신 총괄 부사장이 16일 열린 한국타이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한국타이어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025년 미국, 2026년 헝가리에서 초회제품이 나옵니다. 그리고 현지공장에서 증설한 물량의 판매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2027년이면, 글로벌 4위 수준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정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마케팅·경영혁신 총괄 부사장이 지난 16일 경기도 테크노플렉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사업 전망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박 부사장은 “미국 테네시에서는 PCLT(승용·경트럭용 타이어) 연간 700만본, TBR(트럭용 타이어) 100만본, 헝가리에서는 TBR 기준 85만본 규모의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생산량을 기준으로는 연간 1억1000만대의 생산케파를 갖추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타이어의 생산량은 1억본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생산량 기준 세계 5위, 매출액 기준으로는 세계 7위 수준이다. 한국타이어는 유럽과 미국에 직접 생산공장을 갖추게 될 경우 생산량 증가는 물론 현지시장 내 적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량 확대와 함께 전기차 전용타이어 아이온(iON)의 성장세도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현재 OE(신제품용) PCLT 타이어를 기준으로 아이온의 판매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5~6년 후에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타이어 판매량도 이에 맞춰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내연기관차량용 타이어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전기차용 타이어 가격 역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하락할 것”이라며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 전기차 가운데 약 11%는 아이온을 장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영(왼쪽부터) 한국타이어 상품전략팀 상무와 박정호 한국타이어 부사장, 김승현 한국타이어 EV마케팅팀 팀장이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타이어의 미래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제공]

아울러 한국타이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성장 키워드로 RE(교체용타이어)와 친환경 타이어를 꼽았다.

박 부사장은 “시장 규모나 수익성 측면에서 봤을 때 OE보다는 RE시장이 더욱 크다”며 “OE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을 RE시장을 공략하는 우선으로 내세우고, 더 나아가 여러 가지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한국타이어의 노력을 고객사들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RE시장은 프리미엄 메이커 시장과 중국산 브랜드들이 들어오는 저가 시장으로 구성되는데, 한국타이어는 선행적 기술과 제품들로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저희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한다면,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략을 내세우며 쫓아온다 하더라도 저희가 갖고 있는 기술력과 브랜드력으로 시장을 지키고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부사장은 또 ‘현대자동차·기아 차량에 한국타이어 제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일각의 우려에 관해 “과거 일시적으로 좀 공급량이 줄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타이어 제품에 대한 수주가 늘었고, 3~4년 후에는 국내 어느 경쟁사보다 한국타이어 타이어가 많이 공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경영실적은 매출액 8조9396억원, 영업이익은 1조3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5%, 88.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9%다.

한국타이어의 지역별 매출 비중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 ▷중국은 18.7% ▷유럽은 38.8% ▷미국은 23% ▷그외 중동·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 지역은 8.7%다.

한국타이어 테크노플렉스 외관. [한국타이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