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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연, "6시내고향 고향버스·금송아지, 둘 다 사람 사는 얘기라 좋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결국 둘 다 사람 사는 이야기다. 제가 휴먼을 좋아하나 봐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KBS-1TV '생방송 6시 내 고향'과 KBS 전주방송총 네트워크 특선 '우리 집 금 송아지'에 출연하는 MC 김정연(55)의 말이다. 국민 안내양으로 고향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어르신들과 정을 나누는 '6시 내고향'은 33년간 방송되며 최근 방송 8000회를 돌파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출신 트로트 가수인 김정연은 '6시 내고향'의 수요일 고정코너인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의 '고향버스'를 세 시즌에 걸쳐 14년간 진행하고 있다. 장수비결은 어르신으로부터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노련한 감감과 변화무쌍한 임기응변 능력 때문이다.

"엄마가 해주신 맛있는 음식은 매일 먹어도 지겹지 않다. 그런 것처럼 시골 엄마,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대화하는 거다. '고향버스'는 대본이 없다. 100% 리얼 상황이다."

막상 촬영을 했지만 방송 분량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지만 김정연은 본능적으로 돌파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경험이 더해지면서 노련해지고 깊어졌다.

"코너를 론칭할때, 파일럿을 다른 분이 했다. 시골의 버스터미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리얼로 들어보자는 컨셉이었다. 그런데 도시적이라는 반응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 분 대신 가게 됐다. 부산에서 특산품을 먹는 이벤트에 투입됐다. 좋은 옷을 입고 하려고 했는데, 안내양복은 방송 세번째만에 제작진이 KBS 아트비전에서 77사이즈를 가져와 나에게 입혀주었다. 자주색 빵 모자도 썼다. 나중에는 울었다. 그런데 반응은 빵 터졌다. 지금도 고맙다. 14년간 옷값이 안들었다. PD에게 고맙다. 안내양복은 너무 편하다."

김정연은 ‘우리 집 금 송아지’에도 MC로 정범균과 함께 출연하며 안정적이고 흥이 넘치는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각 가정에서 소중하게 보관해 오고 있는 물품을 찾아서 그 물품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소장자에게 들어보고, 전문 감정위원이 그 가치를 감정해 봄으로써 우리 것의 소중함과 아름다운 사연, 전통 물품의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우리집 금송아지'에서 가정을 찾아가 보면 과거시험지, 김구 주석의 친필명함, 안중근 의사가 쓴 글, 노비문서도 나온다. 손바닥 형태를 찍어 노비매매계약서를 작성한 걸 보고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신석기시대에 쓰던 돌도 나온다. 안중근 의사가 쓴 글은 가짜로 판명났다."

김정연은 두 프로그램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라서 좋다고 했다. "고향버스는 휴먼 가득한 정겨움이 있다면, '금송아지'는 가정마다 있는 물품에 담긴 휴먼 스토리에, 새로 알아가는 맛이 있다. 처음 감정을 나갔을때 고물 안파니까 가시라고 했는데, 이제는 빨리 와서 보고 감정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다."

김정연은 달리는 버스안에서 어르신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대화하다 무릎연골을 다치기도 했다. 이제 무릎보호대를 빵빵 하게 하고 간다고 했다. 간혹 사업에서 실패한 인생을 만나기도 하는데 "실패는 귀중한 자산이다. 실패에서 희망을 얻는 것이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6시 내고향' 고향버스에서 시골 어르신들이 김정연을 딸처럼 편안하게 대한다. "제 생김새도 그분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 비주얼인 것 같다. 화장도 일부러 별로 안하고 간다." 그래서 엄마와 할머니가 남편 흉을 쉽게 말하기도 한다고.

김정연은 만삭의 몸으로 시즌1의 마지막 방송을 진행했을 때, 마을사람들이 전북 진안에서 2m 길이 미역을 주며 잔치를 해주던 그 날을 잊지 못한다.

"'6시 내고향' 시골버스와 '우리 집 금 송아지' 둘 다 특별한 것 없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질리지 않는 된장 같은 구수한 맛이 있고, 삶에서 주는 여운이 있다. 저도 이 분들과 함께 나이들어가고 싶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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