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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바젤 열린 홍콩은 ‘거대한 갤러리’
값비싼 명작부터 3억 이하 작품까지 망라
한국서 보기 힘든 ‘제3세계’ 작품도 전시
아트바젤 홍콩 VIP 사전 관람(프리뷰)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M+ 뮤지엄에서 열린 리셉션 파티 현장 모습. [홍콩=이정아 기자]
아트바젤 홍콩 VIP 사전 관람(프리뷰)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M+ 뮤지엄에서 열린 리셉션 파티 현장 모습. [홍콩=이정아 기자]

[헤럴드경제(홍콩)=이정아 기자] #1. 아트바젤 홍콩 VIP 프리뷰 개막 전날인 25일 홍콩 센트럴 H퀸즈 빌딩 1층 로비. 빌딩 층층마다 자리한 갤러리 전시에 들어가기 위해 전 세계 컬렉터와 미술계 관계자, 2030대 관람객까지 몰리면서 로비 밖 인근 도로까지 20~30m가량의 긴 줄이 생겼다. 홍콩의 중심가인 센트럴에 위치한 이른바 ‘갤러리 스트리트’에는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 이날 서구룡문화지구에 위치한 M+ 뮤지엄은 전 세계에서 온 미술계 인사들의 네트워킹 파티로 오후 11시가 넘도록 들썩였다. 조명은 어두컴컴했고 라이브 밴드 음악이 쾅쾅 울렸다. 무대 너머로는 눈부신 홍콩의 야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바로 이 자리에서 슈퍼컬렉터, 큐레이터, 미술관 관장, 갤러리스트 등 관계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칵테일을 마시며 친분을 나눴다.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맞춰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쇼핑몰 랜드마크에서 열린 팝업 전시 전경. [홍콩=이정아 기자]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 기간과 맞물려 홍콩 도심이 한 주간 거대한 갤러리로 변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값비싼 미술사 거장의 명작부터 잠재적 투자가치를 고려한 젊은 컬렉터를 고려한 블루칩 작가들의 3억원 미만 작품들이 이 기간에 맞춰 곳곳에 걸렸다. 이와 함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접하기 힘든 ‘제3세계’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도 열렸다.

1960년대 홍콩의 낭만이 떠오르는 센트럴의 패더빌딩에 있는 가고시안 갤러리의 ‘앤디 워홀의 긴 그림자’ 전시가 대표적이다. 아트바젤 홍콩 기간을 고려해 지난 25일에 개막한 전시로, 오는 5월 11일까지 진행된다. 앤디 워홀의 주요 작품을 데릭 아담스, 장 미셸 바스키아, 우르스 피셔, 난 골딘, 더글러스 고든, 알렉스 이스라엘, 무라카미 다카시, 리처드 프린스, 나다니엘 메리 퀸, 스털링 루비, 쩡 판지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과 병치해 전시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전시는 미국 피츠버그의 앤디 워홀 박물관 큐레이터였던 제시카 백이 기획했다.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H퀸즈 빌딩 1층 로비. 엘레베이터를 타고 빌딩 층층마다 자리한 갤러리 전시를 가기 위해 줄을 선 모습. [홍콩=이정아 기자]

패더빌딩에서 도보 5분 내에 위치한 H퀸즈 빌딩에서는 페이스, 데이비드 즈워너, 탕 컨템포러리 등 세계적인 갤러리가 오는 5월까지 단독 개인전을 진행한다. 12층에 자리한 페이스는 알래스카에서 활동하는 미국인 젊은 작가 카일리 매닝의 신작을 내걸었다. 홍콩에서 여는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갤러리에 전시된 그의 유화 대부분은 판매가 거의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맞물려 페이스는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그의 신작 1점을 1억3000만원에 판매했다.

10층의 탕 컨템포러리는 스페인의 현대 미술가 에드가 플랜스 개인전을, 5층과 6층에 위치한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는 볼프강 틸만의 개인전을 열었다.

9층에는 중국의 골동품 수집가이자 1990년대 초부터 중국 미술품 경매시장에 참여한 컬렉터 클로이 치우(Chloe Chiu) 온피니트 아트 파운데이션(Onfinitive Art Foundation) 창립자의 소장품 전시가 열렸다. 미술시장의 세대 교체를 실감케 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등장한 것이 특징이다. 미스터, 키네, 토무 고키타 등 일본의 팝아트나 스트리트아트 대표 작가를 비롯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우고 론디노네까지. 유화, 드로잉, 세라믹, 조각, 페인트 된 돌, 스테인리스 스틸 등 매체도 다양했다.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글렌 라이곤의 토크 세션이 진행되는 모습. [홍콩=이정아 기자]

홍콩에서는 서구 중심 미술사에서 벗어나 제3세계의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그룹전도 열렸다. 이 역시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주제다. 오는 4월에 개막하는 세계 최고의 미술 축제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 주제인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를 염두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전시가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가 센트럴 알렉산드라 하우스에서 여는 오마르 바 등 아프리카 현대미술 작가 31명의 그룹전이다. 이 전시는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맞춰 단 5일간 진행되는 비판매 전시다. 지난 1월 홍콩의 금융 중심지인 퀸즈로드로 갤러리를 옮긴 하우저앤워스도 미국의 개념 미술가 글렌 라이곤의 중화권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그는 흑인의 시선으로 본 텍스트 기반 회화 작업을 하는 작가다.

한편 크리스티는 오는 9월 자하 하디드 건축소가 설계한 홍콩 중심부의 최첨단 신축 건물인 더헨더슨 타워로 아시아 태평양 본사를 확장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빠르게 증가하는 아시아 컬렉터들을 작품과 보다 쉽게 연결하는 등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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