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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멍물멍 강변 따라 봄
한국관광공사 4월 가볼만한 곳 ‘봄따라 강따라’
벚꽃·동백꽃 반기는 춘천, 유채꽃 물결의 나주
영천 임고강·단양 선암골·임실 사선대 눈길발길
김유정문학촌의 노란 동백

‘봄내(春川)’ 춘천은 예나 지금이나 마음 설레는 곳이다. 청춘의 단골 MT 장소라서, 경춘선 완행 열차, 비둘기호, 무궁화호엔 늘 그들의 재잘거림이 넘쳤다. 많은 젊은이의 사랑 고백이 있었던 장소도 바로 이곳, 춘천이다.

춘천 로맨스의 아이콘은 단연 55년 전 만들어져 오랫동안 노래방 최애곡으로 사랑받은 ‘소양강처녀’일테다. 그러나 그보다 앞선 신석기~청동기 춘천 중도 선사도시의 선남선녀도 강변 사랑을 꽃피웠을 것이고, 88년 전 실레마을 덕만-점순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을 봐도 춘천은 사랑의 메카였다.

“느 집엔 이거 없지.” 점순이는 춘천 실레마을 동백숲길에서 이런 멘트로 덕만이를 꼬셨다. 이게 무슨 유혹의 세레나데냐 하겠지만, ‘너를 생각하며 감자를 삶았고, 좋아한다 말을 못하겠으니 이렇게라도...’라는 뜻으로 들으면 이보다 더 정(情)스러운 고백은 없다. 영화 ‘내 머릿 속의 지우개’에 나오는 대사처럼, ‘이거(삶은 감자) 먹으면 나랑 사귀는 거다’라는 뜻이겠다.

실레마을 즉 김유정 문학촌에 가면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근식이가 자기 집 솥 훔치던 한숨길’ 등 김유정의 소설 12편에 나오는 실제 배경들이 표시돼 있다. 마치 여행자가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이곳의 물레방아간은 메밀꽃 이효석의 ‘기막힌 밤’과는 달리, 병든 남편 치료비를 마련하려 타인과 위장결혼한 여인이 남편을 숨겨둔 장소가 된다.

김유정문학촌에 핀 노란 동백꽃

김유정문학촌의 동백꽃은 노란색이다. 꽃잎이 뭉실뭉실 붙어 푸짐해보인다. 열매는 짜서 K-헤어뷰티 테라피(동백기름)로 쓰며, 잎은 튀각이나 차(茶)로 먹는다. 레일바이크가 닿은 이곳은 소양강, 북한강이 점순-덕만의 애정 행각을 모른 채 하며 유유히 흐른다.

이 낭만적인 춘천 강변마을이 한국관광공사 4월 추천 가볼만한 곳 ‘봄따라 강따라’ 테마 5선에 나주, 영천, 임실, 단양과 함께 선정됐다. 강변, 호변의 봄꽃이 더욱 운치 있기에,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는 노랫말이 읊조려지는 곳들이다.

나훈아의 트로트 ‘강촌에 살고싶네’의 배경, 강촌~김유정역엔 레일바이크가 다닌다.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전체 8.5㎞ 코스로, 6㎞ 지점 낭구마을까지 간 뒤 낭만열차로 갈아타고 옛 강촌역까지 간다. 김유정역으로 돌아올땐 강촌역 셔틀버스를 탄다. 네 개의 터널과 낭만열차를 타고 즐기는 북한강의 풍경이 이 코스의 백미이다.

가평 레일바이크는 춘천시 경강역까지 갔다가 가평레일파크로 돌아오는 왕복 8㎞ 코스로 전동레일바이크가 사용된다. 30m 높이의 북한강철교를 따라 강을 건너 느티나무 터널과 벚꽃 터널을 지나면 경강역에 다다른다. 경강역은 영화 ‘편지’와 드라마 ‘바람이 분다’의 촬영지이이다. 이 코스엔 펫 바이크도 있다.

인근엔 국내 최장 케이블카로, 춘천의 봄 풍경을 한눈에 담는 삼악산 호수케이블카(삼천동-삼악산 능선)가 오간다.

나주 영산강 둔치 유채꽃바다

봄이면 거대한 ‘유채꽃 바다’ 영산강

전남 나주 영산교와 영산대교 아래, 약 13만㎡의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은 봄이면 유채꽃 바다가 된다.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 트랙 등에서 노니는 여행객에겐 더없이 좋은 ‘스포츠관광지’이다.

영산교 위에서 보면 노란색의 거대한 카펫이 펼쳐진다. 특히 동섬은 영산강의 작은 섬으로 한층 호젓하고 낭만적이다.

황포돛배 체험과 자전거 타기는 영산강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은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에서 출발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 구간을 왕복 약 50분 동안 유람한다. 영산교 북쪽 교각 아래는 자전거무료대여센터가 있다.

영산포철도공원은 영산강체육둔치공원에서 지척이다.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과 레일바이크 등 무료 체험 시설이 많다.

나주호변 중흥리조트는 골프와 각종 수상레포츠, 남도 미식으로 유명하며, 차(茶)로 유명한 불회사가 가깝다.

고샅길은 옛 나주읍성 주변을 유유자적하며 산책할 수 있는 코스이고,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는 나주혁신도시의 대표 랜드마크가 되었다.

포은 정몽주를 모시는 임고서원

벚꽃 명당 영천에서 ‘물멍’

경북 영천은 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벚꽃 명당이다. 임고강변공원 입구부터 끝까지 벚꽃길이 이어진다. 강바람이 불어오면 분홍빛 꽃비가 장관을 연출한다.

자호천이 빚어 놓은 풍경 또한 그림 같다. 우뚝 선 암벽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감상하며 물멍을 때려도 좋다.

임고면 양향교에서 양수교까지 이어지는 길은 ‘벚꽃 예쁜길’로 불린다. 강변을 따라 2㎞ 남짓 쭉 뻗은 이 길은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걸으며 벚꽃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영천댐 벚꽃 백리길도 놓칠 수 없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절경을 간직한 영천댐에서 보현산 천문과학관 인근까지 40㎞ 지방도를 따라 벚꽃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자동차로 오붓하게 벚꽃을 감상하며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근처엔 국내 최초로 삼림욕과 승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를 기리는 임고서원과 카페촌이 있다.

임실 사선대

개나리·물안개가 반기는 임실의 봄

전북 임실 봄 아이콘은 섬진강 개나리, 옥정호의 물안개, 사선대의 절경이다. 그 중 해발 430m의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는 사선대는 ‘네 신선이 노닌 곳’이라는 뜻이다.

2000여년 전 임실 운수산의 두 신선과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이 관촌리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유유자적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사선대 위쪽 언덕에 보이는 운서정은 일제강점기 당시 우국지사가 모여 나라 잃은 한을 달래던 곳이다. 운서정 주변 덕천리 가침박달 군락은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야생 수목이 자라는 곳이다.

대한민국 치즈의 발상지인 임실을 만날 수 있는 임실치즈테마파크는 60여년 역사의 임실치즈의 정수를 보여둔다. 3월 재개장한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은 임실을 상징하는 신비의 호수인 옥정호를 조망하는 생태 공간이다.

단양 선암계곡

단양에선 유람길 산책하며 온달·평강의 사랑 느낀다

온달과 평강공주의 마지막사랑이 깃들어있는 충북 단양엔 느림보유람길이 있다. 그 1구간이 선암골생태유람길로, 선암계곡을 따라 걷는 14.8㎞의 산책코스이다.

남한강의 지류인 단양천을 따라 화강암과 사암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는데, 단양팔경으로 꼽히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소선암, 은선암, 특선암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신선이 이 세 곳 암반지대의 절경에 취해 노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소들이다. 선암계곡물의 재잘거림이 동행한다.

봄에는 새색시의 발그레한 뺨처럼 아름다운 진달래와 철쭉이 풍성한 데다, 출발 지점부터 벚나무 가로수길이 펼쳐져 있다.

중선암에서 약 1㎞ 남짓 걸으면 단양의 명산 도락산과 산행객의 쉼터인 월악산국립공원 단양분소가 나온다.

단양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단양 읍내, 남한강,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까지 눈에 넣을 수 있다. 단양 북쪽 온달산성과 고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 단골 촬영지 고구려역사테마공원, 온달동굴 역시 단양 여행의 ‘참새 방앗간’ 같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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