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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파괴·매장 혁신’ 대형마트는 생존경쟁 중 [언박싱]
소비심리 악화·소형가구 증가·이머커스 약진 ‘삼중고’
가격 경쟁력 강화하고 먹거리 위주 매장 재단장 총력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사면초가’에 빠진 대형마트 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먹거리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소비 심리 악화, 1~2인 가구 증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성장 등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에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한 생존 전략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소매 판매는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22년 0.3%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소비 심리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내내 100을 밑돌았다. CCSI가 100보다 낮다는 것은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1~2인 가구 비중이 늘면서 대형마트 대신 가볍게 장을 볼 수 있는 동네 편의점이나 슈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1인 가구는 2022년 750만2000가구로 전체의 34.5%를 차지했다. 여기에 2인 가구(28.8%)를 더하면 비중은 60%가 넘는다.

설상가상으로 이커머스까지 대형마트의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에 달했다. 2022년 209조8790억원보다 8.3% 증가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1년 이래 역대 최고치다. 국내 소매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율(침투율)은 44% 수준까지 높아졌다.

대형마트의 고충은 부진한 성적표로 드러났다. 지난해 이마트 별도 법인의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줄었다. 법인 설립 이후 가장 부진했던 2019년 2511억원보다 25% 악화했다. 총매출 역시 16조5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역신장했다.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바탕으로 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고, 먹거리를 강화하며 이커머스와 차별점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뷔페 바 '요리하다 키친' 매장. [롯데마트 제공]

이마트는 1월부터 ‘가격파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매월 ‘식품 3대 핵심상품’과 ‘가공식품 일상용품 40개 상품’을 선정해 초저가에 제공한다. 16일부터는 두 번째 프로젝트인 ‘가격 역주행’을 시작한다. 총 54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에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이달 초 ‘핫프라이스’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매주 한 가지 품목을 정해 초저가로 판매하는 행사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부터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매장에 새 옷도 입히고 있다.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동시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이마트는 비식품 매장을 줄이는 대신 식료품 매장과 임대매장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작년 7월 재개장한 더타운몰 킨텍스점이 대표적이다. F&B(식음료)를 비롯해 엔터테인먼트, 리빙·라이프스타일 임대 매장을 기존보다 4배 늘렸다. 작년에만 총 15개 점포를 재단장했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식료품) 매장 확대와 지역 상권에 맞춘 비식품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래형 매장 ‘제타플렉스’로 재단장한 서울역점과 지난해 12월 문을 연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매장의 90%를 그로서리 상품으로 구성했다. 홈플러스는 먹거리를 전면에 배치한 ‘메가푸드마켓’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총 24개점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시장이 점점 대형마트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명확한 변화가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기 위한 논의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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