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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둑 터진 제3지대, 정치공학 아닌 비전으로 승부해야

정치권 ‘제3지대’ 세력이 점차 세를 불리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미 창당 절차를 밟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온라인을 통해 4만명의 당원을 모았다고 밝히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응천 의원 등 민주당 비명계에 속한 현직의원 3명도 10일 탈당을 선언하고 제3지대로 나왔다. 이들은 이낙연 전 대표 신당에 합류해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 제3지대 세력이 이른바 ‘빅텐트’를 세울지 여부다. 실제 여러 경로를 통해 연대 가능성은 열린 상태다. 그런 점에서 9일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이낙연, 이준석 전 대표와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함께 참석한 것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총선을 앞둔 정치판에 요동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제3지대 세력이 가시화된 것은 현 정치권에 대한 실망에 기인한다. 민생은 외면하고 기득권에만 안주하려는 두 거대 정당의 행태에 무당층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선거제도 개편만 해도 그렇다. 당장 총선 석달 전인데도 의석 수 유불리를 따지느라 ‘선거룰’조차 확정하지 않고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양당의 도를 넘는 진영 싸움이 국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넘친다. 갈 곳 잃은 표심을 겨냥한 새로운 선택지 등장은 수반되기 마련이다. 3지대 선택지 폭을 넓혀 양당에 자극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긍정적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얼마나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양당의 공천 탈락자를 모아 단순히 세를 불려 겉모습만 갖추는 수준이라면 한 순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숱한 경험으로 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싫으면 우리에게로 오라는 단순한 정치공학적 계산으론 선거철에 난립하는 ‘떴다방 정당’ 신세를 결코 면치 못할 것이다. 지향하는 가치와 제시할 미래 비전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내놓아야 ‘새로운 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제3지대의 출현은 한국의 정치풍토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 진영 논리와 극단의 혐오 정치에서 빠져 나와 민생과 정책으로 승부하는 건강한 정치판이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두 거대 정당이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과감히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양한 인재를 모아 재창당의 각오로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할 것이다. 극성 지지층에 안주하는 정치는 더 이상 발전이 없다. 구르지 않는 돌은 이끼가 끼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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