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보험사들이 새 회계제도(IFRS9·17) 도입 효과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 9조원 넘는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53개 보험사(생보사 22개·손보사 31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9조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2%(3조5399억원)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3조815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5.0%(1조6352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는 55.6%(1조9047억원) 늘어난 5조3281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올해 IFRS9·17이 도입되면서 회계제도 변경 효과를 봤고, IFRS17 기준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IFRS9은 보험사가 투자한 유가증권 등 금융상품의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에 인식하는 분류법으로, 상반기 금리 하락으로 인해 보험사들이 보유한 금융상품의 평가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IFRS17의 경우, 신계약비 이연(비용인식) 기간을 7년에서 보험기간으로 확장함에 따라 당기비용은 줄어들고, 보험부채 이자비용을 보험손익 대신 투자손익으로 처리하면서 보험손익이 늘어나게 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자료]

보험사의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7.7%(7조9201억원) 증가한 111조3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생보사의 수입보험료는 52조6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조133억원) 성장했다.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24조2728억원으로 3.4%(8069억원) 증가한 데 힘입었다.

손보사는 11.2%(5조9068억원) 늘어난 58조7096억원을 기록했다. 장기보험(3.3%), 일반보험(8.9%), 자동차보험(2.5%)이 고르게 증가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존 계약 해지 후 재가입 영향으로 증가 폭이 100.3%로 확대됐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1년 전보다 0.72%포인트 상승한 1.56%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5%로 전년 동기 대비 1.14%포인트 올랐다.

보험사의 6월 말 기준 총 자산은 1169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8%(141조1000억원)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6개월 새 87.9%(78조1000억원) 증가해 167조원이 됐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자산 분류가 바뀌면서 자산 규모가 감소했지만,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인해 부채가 더 감소하면서 자본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회계제도 변경을 이용한 실적 부풀리기를 차단하기 위해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상태다. 3분기부터 가이드라인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고, 금리, 환율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험사 손익에도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감독회계 주요 가정에 대한 감독을 지속 수행하는 한편, 보험영업, 대체투자·부동산PF대출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한 상시감시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