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국내 당진 제철소 고로. [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차·기아의 중국 내 실적 저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15일 현대제철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매각 예정 자산으로 중국 법인이 ‘현대스틸 베이징 프로세스’, ‘현대스틸 충칭’을 공시했다. 두 중국 법인의 사업보고서상 자산 규모는 824억8300만원 규모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이들 법인의 매각을 위해 잠재 매수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매각 실사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두 법인의 부동산과 지분 등에 관한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기아의 베이징 공장과 충칭 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각각 2002년, 2015년 세워진 회사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가 표면화되고,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중국 내 현대차·기아의 판매 실적이 저조하면서 현대제철의 중국 법인 사업 정리도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법인들은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을 재단해 중국 공장에 공급해주는 전진기지 같은 곳들”이라면서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가 둔화하면서 현대제철도 중국 내 중복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6년에 비해 75.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 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80.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