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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출제 위원’이 된 기재부 예산실 공무원들[세종백블]
반포 서울지방조달청서 내년 예산안 2차 심의
'민원' 원천 차단…대통령실 보고·당정협의 목적
청사 이전 이후 서울역? 수서역?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내년 예산안 2차 심의를 진행 중인 기획재정부 예산실 주요 보직자들이 ‘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신세다.

예산실 과장급 이상은 지난달 말 주말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숙소가 마땅찮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주변 호텔 숙박비까지 지원한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1차 심의와는 달리 2차 심의는 '민원인' 방문 등으로 심의에 영향 받을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

2차 심의 일정이 확정되면서 앞서 외부 약속을 잡았던 예산실 공무원들은 세종에서 상경하기 전에 8월 말 이후로 약속을 연기하느라 진땀을 뺐다.

기재부 예산실이 매년 서울지방조달청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것은 막바지 예산 심의가 게임업계의 '크런치 모드(회사가 정한 마감이나 제품 출시 기간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특근을 일정기간 동안 지속하는 것. 고강도 노동으로 악명 높은 게임업계의 은어로 쓰임)'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낮밤을 가리지 않는 업무 강도에다 대통령실 보고, 당정 협의까지 진행해야 하는 만큼 서울-세종을 오가며 길 위에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서울지방조달청은 지난 2008년 재정경제부와 통합되기 전까지 기재부 예산실의 전신인 기획예산처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서울 출장소'도 조만간 옮겨야 할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2020년 8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지방조달청 부지에 총 1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방안에 따르면 서울지방조달청은 수서로 이전하게 된다.

기재부 예산실은 코레일관광개발이 있는 서울역 앞과 서울지방조달청이 이전하는 수서를 놓고 결정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3%대 지출 증가율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증가율인 5.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로, 사실상 긴축재정에 준해 지출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638조7000억원에서 3%대 늘어난 658조~663조원 범위에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중기 재정지출 계획에서 내년 예산으로 전망한 약 670조원보다 약 10조원이 적다.

이는 2016년 2.9%이나 2017년 3.6% 이후 7~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로, 지난 6월말 재정전략회의에서 보고된 '4%대 중반'보다도 1%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전체 규모 줄이기와 함께 지출이 빠듯한 상황에서 민생 관련 신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 구조조정 작업도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역대 최대인 24조원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10조~12조원 안팎인 평년의 두배 수준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인데, 올해 역시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가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또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지방조달청 전경[연합]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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