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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점포 폐쇄 계속되는데…5년간 지점 650곳 늘린 은행도 있다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세계적인 은행권 점포 축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형은행 JP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가 최근 5년간 신규 점포 650곳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과 디지털 채널이 상호보완적 관계를 보일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면서다. 이에 따른 예금 유치력 강화 등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는 상황, 국내은행 또한 사례를 참고해 지점 최적화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4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지점과 사랑에 빠진 JP모건 체이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인구 10만명당 은행 지점 수는 2008년말 27.7개에서 2021년말 17.1개까지 줄었다. 비대면 서비스가 고도화되며, 대면 채널 이용이 점차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의 전체 지점 수 또한 지난해말 기준 7만10007개로 지난 2017년말(7만9291개)와 비교했을 때 약 9286개 줄어들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점과 사랑에 빠진 JP모건 체이스’ 보고서 발췌.

그러나 JP모건 체이스의 경우 다소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같은 기간 JP모건 체이스의 전체 지점 수는 462개 감소했다. 다만 신규 지점이 약 650여개 신설됐다. 부실 지점을 정리하면서도, 대면 영업이 필요한 곳에 신규 지점 설립을 꾸준히 이어간 결과다. JP모건 체이스의 연평균 지점 감소율은 최근 5년간 마이너스(-)1.8%로 미 대형은행 평균(-4.7%)과 비교해 낮았다.

JP모건 체이스는 2017년 이후 일부 지역에 밀집해 있던 지점을 미 전체로 분산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지점이 포괄하는 지역은 기존 미 23개 주에서 현재 48개 주로 확대됐다. 지점에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당도할 수 있는 비율을 의미하는 인구 커버리지는 2017년 50%에서 2022년 60%로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점과 사랑에 빠진 JP모건 체이스’ 보고서 발췌.

해당 전략을 선택한 요인은 ‘지점과 디지털 채널은 이분법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영업 철학 때문이다. 실제 JP모건 체이스는 지점이 있는 지역에서 신규 디지털 계좌 수가 더 많이 유치되는 등 두 채널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JP모건 체이스 자체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지점과 디지털 채널 모두를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이 전체 58%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JP모건 체이스는 지점 수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60% 수준인 인구 커버리지를 7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점을 ‘예금조달을 위한 전초기지’로 명명하며 예금 유치에 주력하는 한편, 다양한 채널의 교차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점과 사랑에 빠진 JP모건 체이스’ 보고서 발췌.

이에 따른 수익성 향상 효과도 나타났다. 실제 지점 커버리지 확대 전략을 통해, JP모건 체이스의 지점당 예금규모는 2017년 119달러에서 2022년 227달러로 성장했다. 이는 경쟁 대형은행(165달러) 대비 높은 규모다. 특히 2022년말 기준 상위 50개 지역 중 47개 지역에서 예금 점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운영기간이 긴 지점일수록 예금 유치력이 나타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신설된 지점이 자리를 잡을 시 예금규모는 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지점 축소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심윤보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도 비용감축을 통한 지점 축소 거부감이 확대되는 상황, 지점 효익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최적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점의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 악화 이슈 등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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