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반복되는 금융사 직원 횡령 사고…올해만 600억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은행 등 금융사의 횡령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금융권 누적 횡령액이 올해만 약 6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사고는 총 11개사에서 33건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체 횡령액은 592억7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은행 직원이 700억원대 횡령을 저질러 전체 횡령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던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은 액수다.

개별 사건의 횡령액 규모는 560억원이 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이 발생한 BNK경남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남은행에서는 올해 횡령 사건이 1건 더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횡령액은 100만원 미만 소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BNK경남은행 지점의 모습.[연합]

경남은행에 이어서는 신한은행에서 올해 발생한 횡령액(7억1700만원)이 두 번째로 많았다. 그 뒤로는 ▷농협 6억1300만원 ▷신협 4억3900만원 ▷기업은행 3억2200만원 ▷오케이저축은행 2억5100만원 ▷국민은행 2억2300만원 ▷농협은행 1억8500만원 ▷코레이트자산운용 1억6000만원 ▷우리은행 9100만원 ▷하나은행 7200만원 등 순이었다.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집계된 금융사 임직원의 횡령액은 총 2204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횡령액은 ▷2017년 144억7500만원 ▷2018년 112억8400만원 ▷2019년 131억6300만원 ▷2020년 177억3800만원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2021년 34억800만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 규모의 횡령이 적발되며, 금융권 전체 횡령액이 1010억7200만원으로 급증했다. 여기다 올해도 7월까지 600억원에 달하는 횡령액이 쌓이며, 그 규모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시내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앞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 이후 지난해 11월,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통해 장기 근무자에 대한 인사 관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명령 휴가 대상자에 동일 부서 장기 근무자, 동일 직무 2년 이상 근무자를 포함키로 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지침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않았다. 경남은행에서 횡령을 한 직원은 관련 부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 등 금융사들이 순환근무와 명령 휴가제 등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창구 업무를 기다리고 있다.[연합]

특히 금감원은 우리은행에 이어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수백억원대 횡령 사고가 PF 대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금융사의 ▷PF 대출 영업 업무와 자금 송급 업무의 분리 여부 ▷지정 계좌 송금제 ▷자금 인출 요청서 위변조 대책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에 돌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내부통제 혁신방안으로 발표했던 것을 제대로 지켰다면 경남은행 직원의 횡령 건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방안을 만들고 해오던 중 사건이 터졌으니 은행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실효성 있게 이행할 수 있도록 재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