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파주운정·남양주별내 등 ‘철근누락’ LH아파트 15곳 공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토교통부가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아산 탕정 등 지하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를 공개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철근 누락 LH 아파트 명단과 해당 아파트 설계·시공·감리사를 밝혔다.

원 장관은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장 안전하고 튼튼해야 할 공공주택에서 국민 안전의 기본이 지켜지지 못한 점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한준 LH 사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발표에 따르면 철근누락 LH아파트에 포함된 ▷파주 운정(A34 임대·1448세대) ▷남양주 별내(A25 분양·380세대) ▷아산 탕정(2-A14 임대·1139세대) ▷음성 금석(A2 임대·500세대) ▷공주 월송(A4 임대·820세대) 등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쳤다. 파주 운정과 아산 탕정은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임대주택단지에 해당한다.

▷수서 역세권(A-3BL 분양·597세대) ▷수원 당수(A3 분양·400세대)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RH11 임대·822세대) 등 3곳은 입주 중이다.

다음달 30일 입주가 예정된 오산 세교2(A6 임대·767세대)도 포함됐다.

현재 공사 중인 단지도 있다. ▷파주 운정3(A23 분양·1012세대) ▷양산 사송(A-2 분양·479세대) ▷양주 회천(A15 임대·880세대) ▷광주 선운2(A2 임대·606세대) ▷양산 사송(A-8BL 임대·808세대) ▷인천 가정2(A-1BL 임대·510세대) 등 6곳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철근 누락 단지 세대 수는 총 1만1168세대에 이른다.

임대 세대는 10개 단지 8300세대, 세대 수 기준 74%를 차지한다. 분양 세대는 5개 단지 2868세대가 포함된다.

LH는 명단 공개를 원치 않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발표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축소·은폐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어 아주 경미한 부실까지 소상히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부실은 설계, 감리, 시공 전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설계 과정부터 지하주차장 기둥 주변 보강 철근이 누락됐고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설계·감리·시공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철근 누락 아파트 시공사는 대보건설, 양우종합건설, 대림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한신건설 등 13곳으로 설계도 각각 다른 업체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한준 사장은 “(특정 업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건설업 시스템 구조상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아파트는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슬래브가 뚫리는 것을 막으려면 기둥 주변에 철근(전단 보강근)을 여러 겹 감아주는 게 필요하다. 이날 공개된 LH단지들은 이 철근을 필요한 양보다 덜 써서 지적되고 있다.

무량판 구조로 시공된 인천 검단 LH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은 붕괴 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이한준 LH 사장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무량판 구조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토부는 입주가 진행 중인 3개 단지에 대해선 기둥을 덧대고 슬래브 등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4개 단지는 보강 공사가 현재 이뤄지고 있다. 국토부는 나머지 8개 단지에 대해 신속히 보강 조치를 할 계획이다. 남양주 별내, 양산 사송, 파주 운정의 LH아파트 단지는 8월 1일부터 보강 공사가 시작된다.

조치가 끝나면 주민들이 추천하는 전문기관에서 정밀안전 점검을 거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에 문제가 된 LH 아파트는 지하주차장 상부에 건물이 없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 장관은 “아파트는 관련 법령에 따라 2∼4년 주기로 정밀 안전점검을 받고 있어 모든 아파트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이어 “과거 관행적으로 있었던 안전불감증과 그로 인한 부실시공 일체는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을 지은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사용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준공된 민간 아파트는 188개 단지이고 현재 무량판 구조로 공사 중인 곳은 105개 단지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아파트 단지는 총 293개에 달한다. 문제가 발견되면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보강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hop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