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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차전지 특화단지도 ‘에코프로 천하’…청주·포항·새만금 띄운다
2027년 양극재 생산능력 71만t 확보…세계 1위
이차전지 특화단지 ‘숨은 공로자’…지역발전 역할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과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 [에코프로 제공·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정부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충북 청주, 경북 포항, 전북 새만금, 울산을 지정한 가운데 ‘에코프로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가 지정된 4곳 중 3곳에 생산거점을 구축 중이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청주, 포항, 새만금, 울산을 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특화단지는 인·허가 신속처리, 킬러규제 혁파, 세제·예산 지원, 용적률 완화, 전력·용수 등 기반 시설을 포함한 맞춤형 패키지가 지원된다.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해당 지자체는 특화단지 지정에 사활을 걸어왔다.

특화단지 지정의 주요 평가 요소는 선도기업 유무, 신규 투자 계획, 산업 생태계 발전 가능성 등이다. 에코프로는 3개 지역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어 이번 특구 지정의 뒷심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창업주인 이동채 전 회장은 평소 “지방에 공장을 설립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는 일”이라고 강조해 왔다.

우선 청주는 에코프로그룹의 탄생지이자 양극재 생산 및 핵심 연구개발(R&D) 거점이다.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비롯해 양극재 회사 에코프로비엠, 대기환경 사업전문 회사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주요 상장사 모두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전 회장은 1998년 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2002년 7월 청주 청원구 오창읍 오창과학산업단지에 터전을 잡았다. 그해 8월 환경 사업 관련 기술 연구소를 설립했고, 10월 케미컬필터 상용화를 위한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양극재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투자는 더욱 확대됐다. 2008년 3월 양극 소재 제1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총 5개의 양극재 공장(CAM1~4, 4N)을 운영 중이다. 오창에서는 연간 약 3만t(톤)의 양극재가 생산된다.

지난해에는 오창에 ‘R&D 캠퍼스’를 설립한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R&D 캠퍼스는 약 14만㎡에 들어서며 수천억원의 투자금이 들어간다. 에코프로는 부지 매입을 마무리한 뒤 캠퍼스를 건설, 자회사의 R&D 인력을 집결시킬 예정이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포항은 에코프로의 양극재 밸류체인 허브다. 이 전 회장은 양극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직계열화가 필수라고 봤다. 이에 2016년부터 현재까지 포항 북구 영일만산업단지에 약 2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49만5867㎡ 부지에 원료,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을 갖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19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며 포항이 이차전지 도시로 탈바꿈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13일 신규 투자 계획도 내놨다. 포항 남구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2조원을 투자해 양극 소재 생태계를 추가로 조성한다. 69만4000㎡부지에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약 2조원을 투자해 기존 포항캠퍼스 모델을 이식한다. 2025년 완공되면 최소 1100명 이상을 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에코프로의 양극재 연간 생산량은 18만t 규모로 이차전지용 하이니켈계 양극재 세계 시장 1위이다. 2027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71만t을 확보, 압도적 우위를 지켜나가겠다는 목표다.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 생산을 위한 투자도 확대 중이다. 이를 위한 지역은 전북 군산 새만금이다. 새만금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있어 후발주자로 꼽혔지만, 에코프로 등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에코프로는 배터리 제조기업 SK온, 전국체 생산기업 중국 거린메이(GEM)와 지난 3월 말 전구체 생산을 위한 3자 합작법인(JV)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1조2100억원을 들여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2025년 하반기 약 5만t 생산능력 확보가 목표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로 주로 니켈, 코발트, 망간을 섞은 화합물이다. 특히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가 시급한 품목으로 꼽힌다.

이밖에 특화단지로 선정된 울산도 에코프로와 연관이 깊다. 에코프로의 핵심 고객사인 삼성SDI의 국내 핵심 생산 거점이기 때문이다. 포항 에코프로EM에서 생산된 양극재가 이곳으로 공급된다. 또 에코프로BM은 울산과학대학교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상호협력 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오창을 본사로 정하고, 포항 이차전지 생태계 구축, 새만금 전구체 공장 건설 등 지역별로 고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번 이차전지 특구지정의 숨은 공로자이자, 지역균형 발전의 선도자 역할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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