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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허 하나로는 힘들어”…플라이강원, 새주인 찾기 난항, 왜?
AOC 효력 중지…이스타는 재취득까지 3년
매물 매력 분명하지만 양양 기반 발목
플라이 강원이 28일 도입한 A330-200 기종 중대형 광동체 항공기가 28일 양양국제공항 주기장에 계류돼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플라이강원의 새주인 찾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항공운항 필수 요건인 항공운항증명(AOC) 효력마저 중단된 데다 기존 거점인 양양 공항을 기반으로는 향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한 뒤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인수합병(M&A)를 진행 중이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지난 5월20일부터 운항을 중단, 60일 이내 재운항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부담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려 했다. 하지만 시일 내 적합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지난 19일 정부로부터 AOC 일시 정지 통보를 받았다.

AOC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면허다. 플라이강원은 시간을 두고 신중히 새 투자자를 찾아 경영을 안정화한 뒤 AOC를 재발급받는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업계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일례로 앞서 비슷한 전철을 밟은 이스타항공의 경우 AOC를 재취득하는데 걸린 시간은 3년이다. 그마저도 중간에 최대주주가 두 번이나 바뀌는 과정을 거쳤다. 그만큼 AOC 재취득을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투자가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AOC 효력이 정지된 상황에서 원매자를 찾는 일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플라이강원 입장에선 사실상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발급한 항공운송사업면허 소지 항공사라는 점에서 신규 투자자들에게 어필이 가능하다.

항공산업은 정부 허가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으로 앞으로 한동안 시장 신규 진입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 진출을 원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구미를 당기는 요소인 셈이다.

실제 인수를 검토하거나 인수 의향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곳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일부 사모펀드(PEF)가 매물로서의 매력을 검토했으나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인수의향서를 직접 제출한 기업도 있었지만 자금 문제로 최종 인수는 결렬됐다.

IB 업계 안팎에선 면허 소지만으로는 매물로서의 매력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갖는 가장 큰 의구심은 양양을 기반으로 한 플라이강원의 경쟁력이다. 지난해 말 ‘리오프닝’이 이뤄지면서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 등 주요 LCC들은 지난 1분기 일제히 최대 실적을 냈다. 이와 달리 플라이강원은 자본잠식과 장기 적자 상태가 지속됐다.

신규 투자자 입장에선 운항 재개 후에도 양양을 기반으로 운항을 하게 되면 탑승률 저조로 적자가 불가피한데, 이를 감내할 이유가 없다. 이런 배경에 플라이강원도 지난 4월 내부적으로 인천공항 진출을 모색한 바 있다. 당시 강원도와 양양군에도 수익성 확대를 위해선 인천 진출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운송산업이 돈 있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플라이강원이 갖고 있는 면허의 희소성이 분명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도 양양이 아닌 인천에서 항공기를 띄우기 원할 텐데 그 전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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