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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 대신 팔아주는데도 싫다고?”…대출모집인 중개 허용에 떨떠름한 은행들[머니뭐니]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대출모집인(대출상담사)을 활용한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대출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플랫폼이 금융사와 일일이 계약을 맺어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대출모집인을 통한 간접 제휴로 상품 취급이 가능해진 영향이다. 하지만 플랫폼 종속화를 경계하는 주요 은행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자체 채널로 과점 시장을 유지했던 기존 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주담대 한 번에 비교 가능해져…하반기 서비스 출시 예정

지난 19일 금융위원회는 토스, 뱅크몰, 담비 등 3개 업체가 신청한 ‘대출모집인을 활용한 주담대 비교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파운트파이낸스도 지난달 같은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됐다.

‘대출모집인 중개’는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출모집인이 제시한 주담대 대출 조건이 배열되고, 소비자가 이를 비교 및 선택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좋은 조건을 제시한 대출모집인을 선택하고,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대출 신청까지 진행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존에는 플랫폼에서 대출모집인이 활동하는 게 불가능했다. 현행법상 은행이 대출모집인에 위탁한 업무를 재위탁하는 것이 금지된 탓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물꼬를 트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관련 플랫폼이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대출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대출플랫폼의 경우 금융사와 직접 제휴한 상품에 한해서만 비교 및 추천이 가능했다. 그런데 가장 이용자가 많고, 금리 수준이 낮은 1금융권과의 제휴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었다.

대출모집인 중개가 가능해지면 플랫폼은 직접 제휴 없이도 금융사가 가진 다양한 상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 또한 절차가 복잡한 주담대 상품을 비교 및 실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돼, 효용 증대가 기대된다. 판매 채널에서의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대출모집인 업계 또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 없이도 잘 팔았는데”…플랫폼 확장에 ‘골치’썩는 은행들

그러나 은행들의 입장은 떨떠름하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들의 경우 플랫폼 종속화를 우려해, 대출플랫폼과의 제휴를 꺼려온 바 있다. 직접 판매로도 과점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출플랫폼의 입지가 더 커질 경우, 나눠야 하는 파이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 촉진으로 인한 수익 축소도 은행이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다.

실제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중개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더 큰 수수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모집인 수수료는 플랫폼 제휴 수수료보다 높은 수준이다. 예컨대 A시중은행은 현재 대출플랫폼을 통해 상품이 실행될 시, 수수료로 대출액의 0.1~0.15%(주담대 기준)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대출모집인에 제공하는 수수료는 대출액의 0.2~0.4% 수준이다.

서울 한 시중은행에서 시민들이 창구 업무를 기다리고 있다.[연합]

물론 은행들에 선택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출모집인들은 ‘1사 전속주의’에 따라 특정 금융사의 상품만을 취급한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플랫폼들이 대출모집인과 제휴 계약을 추진할 시, 반드시 전속된 은행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은행의 거부권 행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의 여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거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은행과 계약돼 판매 채널로 운영되는 대출모집(법)인과 관계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고, 소비자 편의 향상 문제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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