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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명품매장 많은 도시 2위...본고장 프랑스도 제쳤다
美 투자회사 번스타인 연구 결과
국내명품시장 규모 세계7위 수준

세계에서 명품 매장이 제일 많은 도시는 어딜까. 1위는 도쿄, 2위는 바로 서울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이 명품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도 제칠 만큼 럭셔리 브랜드가 탐내는 도시로 발돋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최근 이탈리아 명품산업협회 알타감마의 의뢰로 진행한 밀라노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명품 리테일의 진화(Retail luxury Evolution)’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명품 브랜드의 매장이 가장 많은 도시로 일본의 도쿄가 1위(234개)로 꼽혔다. 2위인 서울은 221개로 도쿄의 뒤를 이었다. 이는 각 브랜드의 나라별 공식 홈페이지에서 매장 오픈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샤넬,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지인 프랑스 파리는 165개로 3위, 아시아의 럭셔리 쇼핑 성지 홍콩은 148개로 4위에 그쳤다. 부산은 61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18위에 올랐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같은 수준이다.

번스타인의 연구를 보면 전세계 럭셔리 브랜드 매장 중 4.5%가 서울과 부산에 몰려있다. 1991년 명품 중의 명품인 에르메스가 서울신라호텔에 1호 매장을 오픈한지 32년만의 기록이다.

이처럼 서울이 럭셔리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도시로 성정할 수 있었던 것은 팬데믹 기간 한국인의 명품 소비 증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41억6500만달러(약 19조원)로 세계 7위 수준이다.

시장의 성장 규모뿐 아니라 ‘K-콘텐츠’가 주요 시장인 아시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점도 중요한 배경이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뉴진스, 블랙핑크 등 인기 K-팝 아이돌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구찌, 루이비통, 디올 등 명품 브랜드는 서울의 경복궁, 잠수교, 이화여대 등 주요 명소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며 서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찌는 지난해 이태원 참사 등으로 패션쇼를 두 번 연기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올해 5월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구찌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단순히 명품 브랜드의 매장수의 증가가 명품 시장의 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 씨는 “명품 브랜드의 매장 수보다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메가스토어’가 명품 시장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급 인테리어로 꾸민 부티크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정체성과 연결된 재밌는 장소로 부티크를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메가스토어의 예로는 프랑스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에 있는 크리스챤 디올의 플래그십스토어다. 3000평에 달하는 애비뉴 몽테뉴 플래그십에는 디올 레스토랑, 베이커리, 게스트 스위트, 정원 등으로 구성됐다. 명품 아이템을 넘어, 먹고 마시고 생활하는 공간까지 깊숙하게 브랜드를 침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도 명품 브랜드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국내 럭셔리 브랜드들은 앞다퉈 단독 부티크를 열고 고급 레스토랑, 카페 등의 F&B(식음료) 서비스,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루이비통은 5월 서울에서 세 번째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엣 루이비통’을 오픈했으며, 앞선 3월 구찌는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를 열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는 루이비통이 전시공간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을 마련하고 문화 전시를 선보이는 등 색다른 기획전을 펼쳤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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