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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日 반도체·배터리 투자 확대…韓 대응 필요"
고이케 야스요시(왼쪽) 라피더스 사장과 히가시 데쓰로 회장 [교도통신]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일본이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은 16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최근 일본 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장기간 부진했던 투자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들은 그동안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온 부문이라 주목을 끈다.

한은 관계자는 "2021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이후 첨단분야에서도 유사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도 반도체‧배터리 자급력 제고 및 공급망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공=한국은행]

일본의 반도체 투자는 범용 반도체의 자국 내 양산과 차세대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의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TSMC, 웨스턴디지털 등 대만, 미국 반도체업체의 시설투자를 유치함으로써 단기간에 범용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회로선폭 2나노 이하 반도체를 2027년까지 양산한다는 목표 아래 정부 주도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하고 미국과의 기술 교류를 강화하는 등 첨단 반도체 제조역량을 제고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에서도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배터리산업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배터리 생산용량의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민간도 적극 부응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던 도요타는 2026년 연간 150만대 전기차 판매, 2027~2028년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 양산 등을 목표로 일본 국내에 4000억엔을 투자하는 등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 능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제공=한국은행]

이 같은 일본의 투자 회복 움직임에는 ▷반도체·배터리 부문에서의 높은 기술력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안정성 부각 ▷일본 정부의 지원 확대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일본은 첨단 반도체‧배터리 기초연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장비·소재 기업들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일본 반도체‧배터리 산업이 자국 생산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또 미·중 갈등으로 중국, 대만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은 과거 ‘덜 매력적인 투자처’에서 ‘덜 위험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러한 변화를 좋은 기회로 인식하고 기업 보조금 지급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와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투자 회복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다각적인 방향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일본이 반도체‧배터리 투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까지 많은 난관이 존재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일본의 투자가 궤도에 오를 경우 우리 주력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므로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더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은 소재‧장비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요구되는 부문에서는 일본과 협력 강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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