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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각 5수생 KDB생명 품는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나선다
서울 중구 명동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하나금융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숙원과제로 여겨졌던 비은행 부문 강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보험 계열사의 영향력을 끌어올리고 은행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소 무리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KDB생명의 부실한 재무 건전성에 따라, 경영 정상화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이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매각가는 2000억원 안팎이다. 산은은 2014년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합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에 매각이 성공할 시 5번째 시도 만에 주인을 찾는 셈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참여한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실제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 중 은행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87.4%로 2021년(72.9%)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이는 KB금융지주(67.9%), 신한금융지주(65.6%) 등과 비교했을 때 2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하나금융그룹 제공]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또한 지속적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부터 그룹의 3대 전략 중 하나로 ‘비은행 사업 재편’을 꼽은 바 있다. 올해도 신년사를 통해 “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하나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분류되던 보험 계열사의 영향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생명은 1분기 말 기준 6조3264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22개 생보사 중 17위 수준이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자산 17조1433억원 규모의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단숨에 자산 순위 10위권 안으로 도약할 수 있다.

서울 중구 KDB생명 본사 전경.[KDB생명 제공]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적자에 이어 올 1분기에만 2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KDB생명은 ▷2020년 425억원 ▷2021년 232억원 ▷2022년 4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한 37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KDB생명 인수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약 2000억원 매각 가격 외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KDB생명의 부채는 16조6210억원에 달한다. 특히 자본 구조상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아 채권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여기다 올해부터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1분기 말 기준 101.7%에 불과해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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