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이 13일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포스코 비전 선포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전통적인 굴뚝산업,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이라는 인식을 뛰어넘자.”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이 13일 포항 본사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춘 혁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 부회장은 “다양한 첨단기술과 융합해 미래 철강산업의 블루오션을 선점해야 한다”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이어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대두, 지정학적 갈등, 디지털 변혁 등 불확실성이 일반화된 시대”라고 진단하며 “어느 길로 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진지하게 고민하자”고 덧붙였다.

이날 선포식은 포스코가 철강사의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과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자 마련했다. 공개된 비전은 ‘그린스틸로 창조하는 더 나은 세계’라는 의미를 담은 ‘베러 월드 위드 그린 스틸(Better World with Green Steel)’이다. 현장에는 김 부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포스코는 이 자리에서 환경적 가치 측면에서 혁신 기술로 탄소중립 사회를 선도하고, 경제적으로 철의 새로운 가치 창조를 통해 지속 성장하며, 사회적으로 인류의 더 나은 미래 설계를 목표로 삼았다.

특히 국내에서 ‘그린 디지털 전환(Green Digital Transformation)’을 기반으로 철강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고부가가치 미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심에는 ‘친환경분야 꿈의 기술’로 불리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있다.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는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실증플랜트와 상저취전로(산소를 하부로 넣어 스크랩 사용량을 늘리는 전로)를 건설하고, 저탄소 원료인 HBI(Hot Briquetted Iron)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13일 본사에서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 2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베러 월드 위드 그린 스틸(Better World with Green Steel)’을 비전으로 선포했다. [포스코 제공]

광양제철소는 오는 2026년 가동 예정인 전기로에서 저탄소 고급강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발판 삼아 포스코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저탄소 제품 1000만t(톤) 공급 체계 완성에 박차를 가한다.

판매제품 라인업은 저탄소·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다변화한다. 미래형 제품 포트폴리오인 ‘프리미엄 플러스(Premium Plus, 저탄소·고수익 친환경사업 핵심부품) 1400만t 판매체제를 구축하고, 친환경 전기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구동모터 코아용 핵심소재인 ‘Hyper NO’ 공장도 늘릴 예정이다.

이어 저원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세일 믹스 고도화 등 철강 분야 전반에서 밸류체인의 구조적 혁신에 나선다. 생산라인은 고효율 공정 프로세스로 전환하고, 마케팅·구매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개발해 공급망을 연결하는 도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최종 목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조강 생산능력 5200만t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합산 매출액은 100조원, 합산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3배 수준이다. 합산 영업이익률은 2022년 대비 2배 수준을 확보겠다는 포부다. 조강 생산능력은 글로벌 상위 5개사 수준으로, 수익성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 철강회사를 목표로 한다.

김 부회장은 “탄소중립이 중요한 현시점이 신(新)철기시대”라며 “이 시대의 퍼스트 무버이자 친환경 미래 소재 대표기업으로 새 시대를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는 1968년 창립했다. 지난 2000년 민영화를 단행한 이후 꾸준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이어왔다.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에서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3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6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