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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 인프라, 클러스터 성패 좌우...반도체 초격차 고삐
수도권 선로보강경로 변경 용인에 공급
추후 국가첨단산단 계통망 보강도 추진
이창양(왼쪽 첫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삼성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 항공사진 [용인시청 제공]

정부가 오는 2042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할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단계에서부터 전력 공급 로드맵에 공을 들이는 것은 반도체 공장에 필수적인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대전에서 전력과 용수는 우리나라가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로드맵을 최대한 당겨서 발표할 방침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공장(팹) 5개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 시설과 200여개의 반도체 팹리스·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클러스터 조성과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에는 10기가와트(GW) 이상의 막대한 전력수요가 예상되는데, 이는 현재 수도권 최대 전력 수요의 약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산업부는 지난 3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 발표 이후 한전·전력거래소 등 유관 기관과 학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공급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전력 공급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적기에 발전 능력을 확충, 기업 입주 초기 단계부터 안정적으로 전력을 쓸 수 있게 보장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용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전력 공급 능력이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고, 다른 지역에서 전력을 끌어오려면 송전망 보강이 대규모로 이뤄져야한다.

이에 산업부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설비용량 3GW(기가와트)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신설을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해당 LNG 발전소는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중립 정책 등에 맞춰 추후 LNG와 수소를 섞어 쓰는 수소 혼소 발전소로 전환 추진될 예정이다.

수소 혼소 발전소는 현재 한국남부발전을 비롯한 17개 기관이 실증 연구 개발중이다. 2027년부터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발전 상업 운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용인 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경우, 기술 개발 과정을 감안할 때 2030년 이후 결과물이 나오고 주민 수용성 문제를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수도권 선로 보강 경로를 용인을 거치는 방법으로 송전선로를 일부 변경하고, 기존 계획 대비 용량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6.5GW의 전력을 추가로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할 계획이다. 서해안 송전선로를 건설해 호남 등의 태양광 발전을 끌어오고, 2032∼2033년께 완공 예정인 신한울 3·4호기의 전력도 용인 클러스터에 공급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발전소 신설과 송전선로 보강 등을 바탕으로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적절한 에너지믹스(구성)를 구축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6년 전력원별 발전 비율은 원전(34.6%), 신재생(30.6%), 석탄(14.4%), LNG(9.3%) 순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실현 가능하고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튼튼한 자원·에너지 안보 확립 ▷시장 원리 기반 에너지 수요 효율화 ▷에너지 신산업의 수출 산업화 ▷에너지 복지 강화 등이다. 이달 말 논의에 착수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은 이런 국정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용인 반도체시스템 클러스터는 물론 앞으로 조성될 전국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를 뒷받침할 전력 수급을 위한 계통망 보강에도 나선다. 지난 정부에서 공개한 ‘205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전력 수요는 1166.5~1213.7TWh(테라와트시)로 2018년 대비 221.7~230.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 내 소비와 송배전손실(3.5%) 등을 고려한 2050년 전력 공급은 적어도 1208.8~1257.7TWh는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가 첨단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힘든 점이 전력 공급”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1단계로 청정 LNG 발전소가 들어간 뒤 호남 지역 태양광 전력을 잇고 신한울 3·4호기 전력도 더해 단계별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주재한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회의’에서“안정적 전력 공급은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에 핵심 요소”라며 “세부 검토를 거쳐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로드맵을 조기에 발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용인시 남사읍 710만㎡(215만평) 부지에 300조원을 투자해 2042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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