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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2.51%’일 때 ‘+93.80%’ 수익률 반도체 회사…상반기 증시 지배한 이 그룹 [신동윤의 나우,스톡]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3대 키워드’를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바로 인공지능(AI), 2차전지, 반도체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겁니다.

연초 생성형 AI 챗봇 ‘챗(Chat)GPT’와 연관됐다는 평가를 받은 AI 관련주라면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2차전지 관련주 주가는 지난 몇 년간 이어졌던 ‘유망주’ 꼬리표를 떼내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전기차(EV) 시장의 비약적 발전에 따른 폭발적 배터리 수요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 등으로 수요가 급증한 ‘양극재’ 관련 종목의 상승세는 가히 폭발적이었죠. ‘2차전지 소재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이 대표적입니다.

5월로 접어 들면서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삼성전자)·3위(SK하이닉스)가 포함돼 있는 반도체 관련주가 국내 증시를 주도했습니다. 국내 증시 시총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상승세는 곧 코스피 지수 자체의 ‘레벨업’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쟁쟁한 종목들 사이에서도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두각을 드러낸 종목들을 상장사로 갖고 있는 그룹사(社)가 있습니다. 바로 이수그룹입니다. 이수그룹 내 4개 상장사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트리오’는 바로 이수페타시스이수스페셜티케미컬, 이수화학입니다. 이들 3총사들은 바로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 ‘3대 키워드’에 정확히 들어 맞는 종목들이기도 합니다.

이수페타시스, 올 상반기에만 400.89% ↑

이수그룹 3형제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낸 종목은 바로 이수페타시스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주가가 400.89%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장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죠.

이수페타시스가 이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올 상반기 3대 키워드 중 2가지와 연관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AI’와 ‘반도체’죠.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인 이수페타시스의 고객사 중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바로 글로벌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이자 AI 반도체 관련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의 엔비디아입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186.81% 상승했고, 이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06조원) 선을 돌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엔비디아발(發) AI·반도체 훈풍을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맞아 주가가 하늘 높이 치솟은 경우인 셈이죠.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며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에 직접 매출이 있는 기업을 찾다보니 이수페타시스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수페타시스 주가 흐름에서 더 눈여겨볼 점은 엔비디아 주가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때도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는 겁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엔비디아의 주가가 12.35% 오르는 동안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무려 93.80% 상승했습니다. 이 기간 시총 1위이자 함께 AI·반도체 키워드의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2.51% 하락하며 뒷걸음질 친 것과 비교하면 눈 부신 성과인 셈이죠.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인적분할 후 10배 넘게 주가 오르기도

이수그룹 내 상장 종목 중 상반기 눈에 띌만한 성과를 거둔 곳으로는 인적분할을 통해 2개 회사로 쪼개진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이수화학이 있습니다.

이수화학의 지난 상반기 주가 상승률은 188.46%에 달합니다. 코스피 종목 중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죠. 같은 집안의 이수페타시스가 ‘전교 1등’을 차지하는 바람에 ‘전교 7등’이란 성적을 거두고도 덜 주목 받게 된 경우랄까요.

이수화학에서 정밀화학·전고체 전지소재 등 신성장 사업 부문을 들고 독립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지난 5월 31일 코스피 시장에 첫 등장(시초가 8만3000원)한 이후 한달 간 주가가 291.57%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기간 코스피 종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 바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입니다.

평가가격(4만1500원) 대비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 43만6500원까지 10.52배나 주가가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과 이수화학 두 족목이 주목 받은 이유 역시 3대 키워드와 연관돼 있습니다. 바로 ‘2차전지’ 관련주이기 때문이죠.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이수그룹 계열사인 이수화학에서 인적분할된 정밀화학·전고체 전지소재 전문 기업입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원료로 쓰이는 황화리튬 사업을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맡고 있습니다.

인적분할 전 2차전지 관련주로서 직접 수혜를 받았던 이수화학은 인적분할 후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거래 정지를 당할 때마다 ‘꿩 대신 닭’이란 심정으로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분명한 강점에도 단기 급등 따른 조정세 가능성

향후 주가의 흐름에 대해서는 이수페타시스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에 집중해 살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마어마한 속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종목 주가의 움직임에 증권가가 따라 붙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이수페타시스에 대해 목표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두 곳입니다. DS투자증권은 1만4000원, SK증권은 1만8000원을 목표 주가로 내놓았는데요. 추정 당일 주가가 각각 1만2530원(5월 25일), 1만4630원(5월 31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가능성에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두 증권사는 이수페타시스가 만드는 고다층 메인보드 기판(MLB)의 미래 가치를 고려해 투자 의견을 ‘매수(Buy)’로 제시했습니다. 권태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수주에 기반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통신 인프라와 네트워크의 고도화로 MLB의 층수가 현재 10~12층에서 18층 제품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이수페타시스의 향후 이익 개선 기대 요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MLB 등 메인보드 기판의 8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강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핵심 변수”라며 “여전히 AI 산업의 발전 여부보다는 미중 분쟁의 향방이 더 중요한 실적 변수”라고 강조했죠. 단기 급등한 주가가 차익 실현 물량 출회에 따른 조정세에 들어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변수입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경우 관련 증권사 보고서를 한 건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증권가를 중심으로는 주가가 빠르게 급등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물량이 높은 가격대에 집중된 만큼 차익실현 물량이 하나둘 나올 경우 매도 압박이 크게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이 주가 급등에 불씨를 당겼다는 해석을 할 수도 있지만, 주가가 과열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점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적분할 전 이수화학의 시총을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이미 넘어섰다는 것은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고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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