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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총 54조 육박’ 에코프로그룹, 증시 톱4 등극
에코프로3형제, ‘테슬라 훈풍’ 강세
개미 관심에 소액주주 급증 영향
‘숏커버링’ 물량까지 늘며 주가날개

에코프로그룹 3형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가총액 합산액이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에 이어 국내 증시 4위 자리에 등극했다. 연초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인 뒤 증권가의 잇따른 ‘과대평가’ 진단으로 조정세를 겪었던 에코프로 3형제가 최근 ‘테슬라 훈풍’을 타고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면서다. 이런 과정 속에 에코프로는 ‘황제주’로 불리는 주당 100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에코프로 3형제의 비상의 밑바탕엔 올 상반기 꾸준한 순매수세를 보인 개미(소액 개인투자자)의 힘이 있었다. 여기에 증권가의 잇따른 고평가 지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이 빠르게 유입 중이지만 ‘숏커버링(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 물량까지 증가하며 주가엔 날개를 단 모양새다.

▶에코프로그룹株 시총 54조 육박=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6.43% 상승한 9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95만8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도 2.55% 오른 28만1000원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3.01% 뛴 6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에코프로 3형제의 시총 총합은 53조74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종목 중 시총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동의 국내 증시 시총 1위 삼성전자(429조8243억원)를 비롯해 2위 LG에너지솔루션(132조6780억원), 3위 SK하이닉스(84조9579억원) 등 3개 종목만이 에코프로 3형제를 앞섰다.

에코프로 3형제의 시총은 삼성바이오로직스(53조7364억원)를 간발의 차이지만 앞서고 있다. 그 뒤로도 삼성SDI, LG화학, 현대차, 기아, 포스코홀딩스, 네이버, 셀트리온, 카카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형 종목들이 줄을 이었다.

에코프로 3형제의 시총 총합은 연초(1월 2일·12조5964억원) 대비 4.3배나 커졌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27조5311억원) 시총은 연초(9조1346억원) 대비 3배나 커졌고,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25조2164억원) 시총은 연초(2조7731억원) 대비 무려 9.1배나 증가했다.

그룹 내 상장 종목을 합산하지 않고 개별 종목으로 봤을 때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각각 전체 시총 순위 13위, 14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LG전자(18위)와 현대모비스(17위)는 물론,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16위)의 시총을 넘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다음 역전을 노리는 대상은 네이버(11위)와 포스코퓨처엠(12위)이다.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소액주주, 올해 1분기에만 32.2%·56.11% 증가=에코프로 3형제가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된 것은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미국 전기차 업체들의 깜짝 호실적 덕분이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지난달 30일 361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공시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긍정적 재료를 자양분으로 주가를 지금 수준까지 밀어 올린 것은 올해 상반기 꾸준한 순매수세를 기록한 개인투자자 덕분이다. 개미들은 연초부터 전날까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 대해 각각 1조2190억원, 1조657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에코프로 3형제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은 소액주주 수의 급증세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3월 31일) 기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소액주주수는 각각 29만7848명, 17만113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연말(12월 31일)과 비교했을 때 각각 32.2%, 56.11%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21년 연말(12월 31일)로 범위를 넓혀볼 경우 에코프로비엠의 소액주주수는 167.79%, 에코프로의 소액주주수는 87.85% 늘어났다.

▶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 에코프로·2위 에코프로비엠=주가 급등 국면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 대한 공매도 세력의 움직임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닥 시장 공매도 잔고 금액 1·2위 종목은 에코프로(1조2562억원), 에코프로비엠(1조2165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말(3월 31일) 대비 에코프로비엠(7777억원)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56.42% 늘었고, 에코프로(2211억원)는 무려 468.16% 증가했다.

공매도 증가 배경엔 주가 급등과 더불어 증권사들의 ‘과열’ 평가 리포트로 인해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많아진 점도 깔려 있다. 향후 공매도 유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로도 쓰인다.

이런 가운데 ‘숏커버링’이 에코프로 그룹주를 더 높은 곳으로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에코프로 일간 대차거래 상환 물량은 지난 달 26~29일 3~9만주던 것이, 지난 달 30일에는 24만주, 이번 달 3일에는 14만주로 대폭 늘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숏스퀴즈(숏커버링에 따른 주가상승)가 이미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숏스퀴즈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최근 한 달간 투자자 거래 실적 중 눈에 띄는 변동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에코프로의 경우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들이 4321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4425억원, 257억원 상당의 순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장기 투자’ 경향이 강한 만큼 에코프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 대한 분명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투자 의견은 사실상 ‘중립’을 뜻하는 ‘마켓퍼폼(Marketperform·시장수익률)’을 유지했지만 전 연구원은 “하반기 신규 수주 추가로 연결되면 투자 의견을 상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에코프로에 대해서 만큼은 주가가 고평가 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 중이다. 지난 4월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하나증권, 지난 5월 ‘중립’ 의견을 낸 삼성증권 모두 입장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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