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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반값아파트 ‘무허가 세입자’ 복병
방배동 ‘성뒤마을’ 개발 현장
임대주택 아닌 ‘입주권’ 요구 논란
토지주도 턱없이 낮은 보상금 불만
분양 돼도 입주까지 시일 걸릴듯

“성뒤마을이 어디죠? 서울, 그것도 강남에 이런 곳이 있나요?”

‘성뒤마을’이라는 지명과 위치를 들으면 대체로 이런 반응이 나온다. 지하철 사당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소요되는 이곳은 행정구역상 방배동에 있는 마을이다. 면적은 약 14만㎡로, 서초에 마지막 남은 ‘노른자땅’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뒤마을은 구룡마을과 더불어 대표적인 강남 판자촌으로 꼽힌다. 1960~1970년대 강남개발로 밀려난 이주민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졌다. 이 마을은 난개발로 화재와 산사태 등 위험에 노출돼 정비· 환경개선 필요성이 지적된 곳이기도 하다.

2017년 SH공사가 사업자로 성뒤마을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고시하면서 개발은 마침내 본궤도에 올라섰다. 애초 SH공사는 2019년까지 보상 절차 등을 마무리짓고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거주민, 토지주 등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진행이 다소 지연됐다.

지난해 말 SH공사의 토지보상금이 확정된 상태로, 성뒤마을 토지주들은 수용재결을 거쳐 공탁 절차까지 진행했다. 결국 최초보다 다소 인상된 금액으로 토지 보상은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토지주들은 여전히 불만이 많다. 보상금 자체가 주변 땅값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40년 거주한 한 토지주는 “보상금은 처참한 수준”이라며 “평(3.3㎡)당 1100~1200만원으로 받았는데 인근 땅값을 고려하면 속상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건물값을 차치하더라도 인근 방배래미안아파트와 방배센트레빌프리제 등 단지 시세를 고려하면 토지주들의 불만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2021년 분양한 방배 센트레빌프리제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웃돌았다. 그는 “보상금을 받지 않고 아파트 입주권을 받으려면 1000㎡ 이상 토지를 보유한 동시에 은행 대출이 없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만족하는 이들은 두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성뒤마을 뒷편(방배동 산99번지)에 거주하는 무허가 세입자도 문제다. 분양이 이뤄지더라도 이후 준공 및 입주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또 다른 토지주는 “산에 거주하는 무허가 세입자들에게 SH공사에서 임대주택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이들은 임대주택이 아닌 입주권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 무허가 세입자들을 설득하는 과정, 또 강제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H공사는 이곳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인 일명 ‘반값 아파트’를 건립할 예정이다. SH공사는 올해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에서 이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청약을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뒤마을의 경우 올 하반기나 내년초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조감도)에는 현재 12층 규모 아파트에 800여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층수 등은 상향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강남구 구룡마을·성뒤마을 등 택지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곳에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높여 고밀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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