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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은 어쩌나…파월 ‘건전성’ 강조에도 시장은 불안[美 0.25%p 금리인상]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위기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은행 부문의 부담이 가계와 기업에 신용 긴축 환경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로 인한 경제 역풍을 우려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방점은 낙관론에 찍혔다. 그는 “3월 초 이후 미국 은행 부문 여건은 광범위하게 개선됐다”며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강력하다”고 자신했다. 또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된 것을 가리켜 “이제 모두 해결됐다”고 말했다. 은행 위기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연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로 문제는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파월 의장은 은행들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몸을 사리며 대출 문턱을 높이면 경기를 약간 둔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SVB 파산 관련 보고서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올바른 교훈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감독 실패가 잇따른 은행 파산의 원인 가운데 하나란 점을 인정하고 규제 강화를 예고한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전날 급락했던 미 지역은행 주가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오름세를 보였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에 급락 전환했다.

위기의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팩웨스트은행 주가는 장중 한때 14%이상 크게 올랐지만 결국 2% 하락 마감했다. 메트로폴리탄은행, 웨스턴얼라이언스방코프 등도 오름세를 모두 반납해야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팩웨스트은행이 위기 대응을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는 매각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호킷 코넬대 교수는 “지역은행 주식의 충격적인 급락세가 보여주듯 3월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출발점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은행들의 대출 억제와 이에 따른 신용 경색이 미국 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제시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5%란 점을 고려하면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파월 의장이 기대하는 ‘연착륙’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은행들의 객관적 부실 여부와 상관 없이 동요하는 예금자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유출)’에 따른 상황 악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2022년 4월 중순 이후 은행 예금에서 약 9600억달러가 유출됐다. 이는 전체 예금의 5.3%에 달하는 것으로 1973년 연준이 해당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리서치업체 KBW의 미국 은행 부문 담당자인 크리스토퍼 맥그래티는 CNBC방송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때는 은행이 파산하는데 몇 달이 걸릴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예금자 주도의 예금 이탈은 SVB 사태가 보여주듯 불과 36시간 안에 은행에 사망선고를 내리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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