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강북권 ‘원조 부촌’ 광진구 광장동 소재 워커힐아파트 1단지의 분리 재건축 구상이 끝내 서울시로부터 재차 보완 요구를 받았다. 형식은 보완이지만,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준공 40년이 훌쩍 넘어선 시점에 분리 재건축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1·2단지 주민 간 통합 개발 논의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9일 서울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광진구청이 제출한 워커힐 1단지의 주민 제안 정비계획안 및 정비구역 지정 신청에 대해 ‘보완’을 요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워커힐 1·2단지를 하나의 단지로 보고 있다”며 “통합 재건축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1단지 분리 재건축을 위해서는 2단지 주민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도 “서울시는 2단지의 동의를 받은 정비계획을 수립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광진구청은 지난해 정비계획 지정안에 대한 주민공람 진행, 주민 및 구 의회 의견 청취에 이어 지난달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978년 준공된 워커힐 재건축이 드디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서울시의 보완 요구로 분리 재건축 강행전은 일단 멈추게 됐다.

그간 1단지가 분리 재건축을 추진한 이유는 2단지가 용도지역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다. 워커힐아파트는 1단지 용적률이 95.4%, 2단지가 104%로 매우 낮다.그러나 1단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인 반면, 2단지는 건폐율 20% 이하·용적률 100% 이하로 건축물을 지어야 하는 자연녹지지역이다.

이에 1단지는 사업성 등을 고려해 분리 재건축을 추진, 지난 2018년 4월에는 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계획안을 제출한 바 있다. 반면 2단지는 당초 1·2단지가 하나의 단지로 만들어졌고 관리사무소, 도로, 난방·전기·수도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므로 통합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2단지의 동의 없이는 분리 재건축이 어려운 만큼, 사업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5년 만에 통합 재건축이 논의될 조짐도 보인다. 서울시 또한 지난 5년간 광진구청과 워커힐 1단지 정비구역 지정 사전 협의 과정에서 일관되게 통합 재건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현재 1·2단지 및 상가 등 재건축 관련 주민 단체 사이에서는 새로운 추진 주체를 통합하자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구청이 제출한 정비계획에는 단지 내 도로·상가 등에 대한 주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대섭 1단지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1·2차단지, 상가 등 재건축 관련 주민단체는 이번 기회에 새로운 추진 주체로 통합해 전체 주민의 의사를 반영한 정비계획안을 수립해야 한다”며 “구청은 서울시의 결정과 주민들의 의견을 고려해 정비계획안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주 2단지 비상대책위원장은 “2단지의 자연녹지 해제 및 1차 통합 재개발이 추진되면, 지자체도 관련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나의 주택단지로 준공됐는데 1단지만 분리 재건축이 되면 2단지는 대책이 없어 통합 개발을 지속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