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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지옥’ 자카르타 숨통 틔운 K-경전철, 선로 연장 꿈꾼다
철도공단등 2단계사업 참여추진
원희룡(왼쪽부터 세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과 헤루 부디 하르트노(두 번째) 자카르타주지사 대행이 LRT에 시승해 철도공단 관계자로부터 LRT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자카르타 공동 취재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동북부에는 우리나라 업체가 놓은 철로 위로 한국의 열차가 달리는 구간이 있다. 2019년 말 개통한 인니 최초의 경전철(LRT) 1단계 선로다. 현재 운영 구간은 6km도 채 되지 않지만 2단계 선로를 연장하면 총 길이는 2배, 하루 탑승객은 6배 넘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찾은 자카르타 동북부 LRT 출발점, 벨로드롬(Velodrome)역. 국가철도공단이 수주해 2019년부터 운영하는 LRT 1단계 구간의 시작점이다. 전력·스크린도어·신호 등 모두 한국 기업의 기술력으로 만든 인니 첫 경전철에 탑승했다.

인니는 ‘교통지옥’으로 불릴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이에 현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통난 해결책으로 철도 부문 확대를 추진해왔고, 2019년 3월 인니 최초의 지하철 MRT, 같은 해 말에는 LRT가 개통됐다. 현재 운영되는 1단계 구간(끌라빠 가딩~벨로드롬, 5.8㎞)의 정차역은 총 6개로, 이동시간은 12분이다.

10여분간 몸을 실은 자카르타의 LRT는 한국 경전철의 좌석, 손잡이 등과 내부 모습이 비슷했다. 이용요금은 5600루피아로, 우리 돈 500원 정도다. 현지 통근버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니 첫 경전철인 1단계는 국가철도공단과 한국 기업이 참여한 철도사업으로, 현대로템의 경전철 차량이 투입됐다. 자카르타 LRT 1단계 구간은 애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노리고 선수촌 아파트를 지나는 구간을 포함해 공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사업기간이 지연되며 2019년 말에서야 완공됐고, 시내 중심가와 떨어져 이용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우려됐다. 현재는 쇼핑몰 방문자 등으로 하루 이용자가 늘어 하루에 3000명은 탑승하고 있다고 한다. 조성희 철도공단 인니지사장은 “끌라빠 가딩의 몰을 가려는 이들이 타며 일평균 3000명이 탑승하고, 핼러윈데이 등을 맞아 전철 내부를 꾸몄을 때는 하루 최대 5000명까지 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1단계 구간과 이어지는 1B 단계(벨로드롬~망가라이, 6.3㎞) 구간을 연장하면 하루평균 2만명까지 탑승객이 확 늘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 지사장은 “망가라이 지역은 철도 허브와 연결돼 많은 이용객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RT 1단계 구간은 교통인프라 개선뿐 아니라 기피장소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종착점 차량기지역은 과거 쓰레기장이었던 곳을 매립한 곳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원래 이곳이 쓰레기장에 허허벌판이었다”며 벅찬 소회를 밝혔다. 조 지사장도 “약 7년 전 이곳을 공사할 때 두 달 정도 와서 머물렀는데 몇 시간에 한 번씩 에어컨이 꺼지며 냄새가 진동해 직원들이 정말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경전철의 시공 사례는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인다. 현지 정부는 오는 4월 본 노선을 연장하는 1B 노선 공사의 입찰 공고를 예정하고 있다. 이에 철도공단은 자카르타 경전철 건설·운영을 맡은 자카르타 자산관리공사 작프로, 자카르타 경전철 운영사 LRT자카르타와 면담하며 1B 단계 수주를 위한 협력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경전철 1A 단계 건설사업 참여사 삼진일렉스, 대아티아이, LG CNS와 간담회를 열고 컨소시엄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다.

이날 자카르타 LRT를 시승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동승한 헤루 부디 하르트노 자카르타주지사 대행에게 “인도네시아가 발전하려면 더 많은 활동을 해야 하므로 더 빠른 발, 더 빠른 교통이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의 수주를 당부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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