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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소리 높인 ‘비싼’ 대가?…행동주의 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행동주의 펀드 광폭행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최근 행동주의펀드가 활발한 주주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이들이 운용하는 펀드도 고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에 투자하는 ‘1호 펀드’의 수익률은 전날 기준 32%로 집계됐다.

1호 펀드는 투자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고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로 지난 2021년 9월 처음 조성됐다. 현재까지 코스피 대비 53%포인트 초과 수익을 거뒀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종목군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SM과 은행주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활동 대상인 SM의 주가 상승이 펀드 수익률에 기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얼라인의 SM 지분율은 1%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1호 펀드 조성 이후부터 지분 매입을 시작해 지난해 3월까지 0.9%의 지분을 모았고 이후 나머지 지분을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

얼라인이 집중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상반기 SM의 주가는 6만∼9만원이었으나 최근 주가는 전날 기준 11만6800원까지 급등한 상태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얼라인의 주주활동이 있었다. 얼라인은 지난해 3월 SM 정기주총에서 자신들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감사 선임안 가결을 시작으로 주주가치 훼손 원인으로 지목됐던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조기 종료, 이사회 구조 개편, 멀티 프로듀싱 체제 도입 등 상당한 요구사항을 관철했다.

현재 진행 중인 SM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는 ‘이수만-하이브’ 진영에 맞서 ‘SM 경영진-카카오’ 측을 지지하고 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도 최근 주주활동의 타깃으로 삼았던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에 참여, 보유 지분을 처분하며 큰 차익을 얻었다. KCGI는 지난해 9월께부터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해 올해 1월까지 지분을 6.92%로 늘렸다. 관련 공시를 종합해보면 지분 상당 부분을 13만원대에 매입했다.

KCGI는 이렇게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후진적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MBK파트너스와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손을 잡고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주당 19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하자 지난 10일 참여를 결정했다. 업계는 KCGI가 공개매수 참여로 약 5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한다. KCGI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하는 자사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약 139%로 집계됐다.

이처럼 국내 행동주의펀드의 주주 활동이 높은 수익률로도 연결되자 증권가에서도 이를 유의미한 투자전략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행동주의펀드가 주주 활동의 ‘명분’과 지분 매각을 통한 수익률 제고라는 ‘실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어 보인다.

김영일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총괄은 “펀드마다 특성이 다르지만, 일부는 (주주활동보다) 높은 수익률만 추구하는 형태를 보여 행동주의펀드라는 취지와 안 맞는 경우도 있다”며 “행동주의펀드가 수익률과 주주활동 사이에 균형점을 찾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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