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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와 커플링 코스피, 2월엔 달라졌다
미국 피벗 기대감따라 등락
국내는 외국인 수급에 좌우
1월과 달리 독립적 움직임

“한국은행이 정부로부터는 독립적이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는 그렇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위와 같이 말할 정도로 한국 경제는 미국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국내 증시 역시 미국 증시와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며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코스피가 2월 들어 짧은 ‘독립’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는 ‘기준금리 인상 중단·연내 인하’ 기대감에 따라 등락한 반면,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4일 코스피와 S&P500, 나스닥100 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양국 증시는 사실상 동일하게 움직여왔다. 지난해 초부터 13일까지 코스피와 S&P와의 상관계수는 0.91, 나스닥과의 상관계수는 0.90을 나타냈다. 상관계수 1은 두 지수가 동일한 방향과 크기로 움직일 때를 의미하며 0.9는 매우 높은 관련성이 있다는 뜻이다. 1월 상관계수만 떼어보면 각각 0.92, 0.95로 더 큰 유사성을 보였다.

하지만 2월 들어서는 미국과 한국 증시는 무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상관계수는 S&P500 -0.2, 나스닥100 -0.03을 나타내며 사실상 연관성이 없었다.

이는 외국인 수급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는 긴축 완화 기대감과 실망감으로 등락을 거듭한 반면, 국내 증시는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박스권을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KRX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9조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강한 고용지표와 연준 당국자의 발언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줄어든 2월에도 외국인은 2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가 커질 수 있고 지난해에도 외국인은 2400선 후반에서 일부 차익실현 전략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순매수한 지난해 7~8월, 10~11월 코스피는 2500선을 넘봤다. 그러나 9월과 12월에는 각각 2조5000억원, 1조7000억원을 순매도했고 그때마다 2200선까지 하락한 바 있다. 외국인이 2200선 이하에선 적극 순매수하고, 2400선 후반에선 차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대비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뚜렷해진다면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이 가중될 것”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투자는 증시 반등과 원화 강세로 충분한 수익 구간에 위치해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물가 지표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외국인이 선물 매도와 풋옵션 매수 포지션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며 “작년 말 대비 위험 선호 심리는 개선됐지만 호재를 선반영했다는 인식 속에 속도 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도체 외 업종의 매수 강도가 줄어든 것도 우려 요인이다. 1월 외국인 전체 순매수 금액에서 반도체 업종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3.6%였으나, 2월 들어 53.7%까지 치솟았다.

반면, 반도체, 전기차 등 구조적 성장 산업에 관심이 모이면서 거시경제 영향을 상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경기 민감 업종에 쏠린 점으로 미뤄볼 때 외국인 역시 경제환경에 영향을 받았지만 성장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이를 압도했다는 의미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 미국의 경기침체 논란 등으로 순환매 성격의 시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크로 이슈가 계속되는 한 경기와 무관하게 구조적 성장 업종들이 증시의 중심을 잡아줄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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