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챗GPT야, 삼성전자 주가 계속 오르니?”…어닝쇼크가 ‘위기’ 아니란 3가지 이유 [센놈이 왔다-챗GPT]
[BBC]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작년 말이 정말 바닥이었네요. 증권사에서 ‘저점 매수’ 시점이란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을 때도 믿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는데요. 그때 삼성전자 주식 좀 사놓았을 걸 그랬습니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직장인 ‘개미(소액 개인투자자)’ 장성인(36) 씨가 최근 한 하소연이다. 장씨가 망설이는 동안 지난해 29일 5만530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6만3800원까지 올랐다. 불과 한 달 조금 넘는 기간에 15.4%나 치솟은 것이다.

작년 한 해 삼성전자 주가가 최대 29.9%나 떨어질 때 개미들은 주가 전망에 대한 충분하면서도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하며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주가 전망치에 대한 정교하고 정확한 정보를 개미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5일 헤럴드경제는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인공지능(AI) 챗봇 ‘챗(CHAT)GPT’에 삼성전자 등 주요 주식종목의 추이와 사업 전망 등에 대해 물어봤다.

주가 전망에는 원론적 답변만…사업 부문 평가는 구체적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 챗GPT는 명확하지 않은,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챗GPT 홈페이지 캡처]

우선 올해 2월 삼성전자 주가의 흐름에 대한 전망에 대해선 경제·산업 분석과 기업의 경영 성과 등에 영향을 받는 만큼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주가 급등 후 추가 매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개인의 적절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올해 2월 현재 삼성전자 주식의 고평가·저평가 여부에 대해서도 개인의 판단과 각종 요인에 따라 다르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관련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라는 것이 세 질문에 대한 챗GPT의 공통된 대답이었다.

[챗GPT 홈페이지 캡처]

자신에게 2000달러(약 247만원)가 있다는 상황을 전제로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삼성전자 주식과 테슬라 주식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질문에도 챗GPT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투자목표와 리스크에 대한 탄력성, 시장 상황 등에 달려 있다며,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라고 했다. 한미 증시, 삼성전자·테슬라 주식 모두 성장과 혁신의 역사를 보여준 바 있다고도 강조했다.

[챗GPT 홈페이지 캡처]

질문의 방향을 조금 바꿔 삼성전자 주력 사업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을 때는 더 구체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챗GPT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이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 대해서는 수요 증가와 기술 혁신에 따라 긍정적일 것이라고 명확하게 답변했다. 최첨단 기술을 가진 만큼 전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경쟁 심화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등은 리스크로 꼽았다.

향후 가장 유망한 삼성전자 주력 사업부문으로는 디스플레이, AI·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5G기술 등을 꼽았다.

실질적 감산 효과…반도체 공급 조절 최대 수혜자는 삼성전자

결론적으로 챗GPT엔 삼성전자 주가의 향후 흐름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투자 여부 등에 대한 명확한 조언을 듣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아직은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투자전문가와 증권사 보고서 등 ‘인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현재 증권가에선 지난달 급등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여전히 ‘저점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8% 감소한 70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60% 줄어든 4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낙관론’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의 근거로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삼성전자의 기조와 달리 설비투자 내용을 뜯어보면 사실상 감산을 의미한다는 점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경쟁력 강화에 중점이 있지만 실상은 생산 증가율을 낮추는 방향이란 해석이다. CLSA증권은 “삼성전자는 경기침체에도 동요하지 않고 있다”며 “팹의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라인의 장비 설계를 지속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단기 생산량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라인들에서 장비를 보수하고 재배치하는 동안 생산처리량이 감소하고, 공정에 대한 급격한 전환 시 초기 수율 부진 시기엔 생산량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업계 전체 공급 조절의 가장 큰 수혜자가 바로 삼성전자라는 평가도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직접적인 감산을 발표한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의 생산량 조절 강도가 낮고 단위당 고정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며 “선단공정으로 전환과 맞물려 경쟁 업체 대비 원가 우위 확대가 전망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주가엔 호재다. 〈헤럴드경제 2023년 2월 2일 10면 참고〉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을 언급하는 등 긴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당분간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유지되면서 주가 강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이익에 대한 추정치는 추가로 악화됐기에 고점에 대한 기대치는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