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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개월째 재고율 120%대 상회…외환위기 이후 처음
코로나 첫 해인 2020년에도 120% 상회 한 달뿐인데
벌써 7개월째 쌓인 재고…경기 회복 제약, 모래주머니
지난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해 제조업 재고율이 7개월 연속 12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 이 정도로 재고가 장기간 쌓인 일은 1990년대 외환위기 전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첫 해였던 2020년에도 제조업 재고율이 120%를 넘은 달은 단 한 달뿐이었다.

1일 국가통계포털 광업제조업동향조사 제조업 재고율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재고율은 126.0%를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해 6월 124.2%를 시작으로 7개월째 120%를 상회하고 있다. 제품을 생산해도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으로 판로가 막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에도 이 정도로 재고가 쌓이진 않았다. 당시에도 1월(111.4%)을 시작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재고율을 나타냈으나, 120%대를 상회한 달은 5월(127.5%)이 유일하다.

전례를 찾기 위해선 1990년대까지 시계를 돌려야 한다. 1996년 2월 당시 외환위기를 앞둔 우리나라 제조업 재고율은 120.7%를 기록했다. 이후 1998년 9월(122.9%)까지 줄곧 120%대를 상회했다. 1998년 3월엔 141.0%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재고가 늘어나면 결국 생산이 줄어든다. 쌓이는 재고를 먼저 소진해야 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공장을 멈추는 것이다. 수요가 일부 살아나더라도 당장 생산을 늘리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경기 회복 시기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2020년 4월(-1.8%) 이후 32개월 만의 최대폭 감소다. 제조업(-3.5%)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2.9%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로 2020년 7월(70.1%) 이후 2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단기간 내 재고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올해 경제가 1.6%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는데, 이마저도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다. 상반기엔 1% 안팎 성장에 머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전망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업황 개선 등으로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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