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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금리 떨어졌다는데, 내 금리는 왜 올라?”…차주들 보릿고개는 이제 시작[머니뭐니]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세 움직임에도
차주들 고금리 부담은 여전해
1년 전과 비교해 2.3%p 이상 높아
건전성 악화 신호에…인하세 유지도 힘들어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최근 들려오는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소식은 지금의 고금리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까. 스멀스멀 피어나는 기대에도 대다수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금리 수준이 소폭 하락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은행권 대출금리 상단은 7%대를 넘어서고 있다. 금리 갱신을 앞둔 수많은 차주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경기둔화로 인한 채무 부실 우려도 커지며, 차주들의 ‘보릿고개’는 본격화되고 있다.

금리 인하에도 7%대 대출금리…변동금리 차주들 ‘신음’ 계속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0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64~7.43%로, 이달 초(5.08~8.11%)에 비해 상단이 약 0.67%포인트(p) 하락했다. 8%대 고지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단 7%대의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어, 쉽사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는 볼 수 없다.

또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의 경우 금리 갱신으로 인한 부담이 여전하다.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 20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04~6.23%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20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3.86~5.06%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금 시기에 6개월 혹은 1년 주기 변동금리의 갱신 주기가 돌아올 경우, 대출금리는 최대 2.37%p가량 상승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 한 상호금융의 상품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심지어 이번 대출금리 인하 조치는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으로 본격화됐다. 온전히 시장의 흐름을 따른 것이 아닌 만큼, 지금과 같은 인하세가 꾸준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급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29%로 전월 대비 0.05%p 하락했다. 11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만 약 3%p 가까이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하락폭이다. 심지어 잔액 및 신잔액 기준 코픽스의 경우 전월에 비해 올랐다.

연체율 악화 신호에…대출금리 ‘재조정’ 가능성도

여기에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이 점차 높아지는 등 부실 우려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건전성 지표 악화는 곧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부실 우려가 본격화될 경우 은행들은 일시적으로 하향 조정한 가산금리를 높여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4%로 한 달 만에 0.02%p가 뛰었다. 특히 가계신용대출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49%로 전월에 비해 0.06%p 올랐다.

서울 중구 명동 한 식당의 가격 안내문.[연합]

기업대출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29%로 한 달 새 0.03%p가 상승했다. 그러나 이 또한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로 착시 효과가 나타난 수치이며, 실제 연체율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지난해 3분기 기준 1000조원 규모를 돌파한 자영업자대출의 부실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대로 증가한다고 가정할 때, 올해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은 최고 19.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부실위험규모도 취약차주 대출 102조원 중 최대 19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정책지원 효과마저 소멸되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위험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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