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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대한민국 청색혁명, 먹거리 안전부터 미래 식량자원까지

지난 2003년 ‘청색혁명(blue revolution)’이라는 표제어가 이코노미스트지 표지를 장식했다. 이와 함께 미래 식량자원에 대한 예언과도 같은 글이 실렸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산물 생산량 대부분이 수산양식에서 나올 것이란 내용이었다. 당시 세계 양식 생산량은 잡는 어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에 그 예측에 모두 반신반의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잡는 어업 생산량은 변화가 없지만 양식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잡는 어업의 생산량을 이미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수산업 생산량 중 양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4%에서 60% 이상으로 성장했다.

미래학자들은 미래 식량자원의 가장 중요한 공급처로 수산양식을 꼽는다. 엘빈 토플러와 같은 학자들은 양식업 자체가 새로운 첨단 기술과 결합해 국가 주력 산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세계적인 무역상사와 식량기업들은 수산양식업이 미래 식량자원의 해법이라는 판단하에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수산양식의 가장 큰 매력은 품질과 생산 모두가 관리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산 종자 단계부터 고수온과 질병에 강한 우수 종자를 개발해 어류의 질병 발생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기르는 단계에서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상태로 물고기를 기른다. 실제로 통영의 젊은 귀어인들이 스마트기술을 적용한 조피볼락 양식장을 운영 중이다.

우수한 종자를 가지고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생산·품질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어류 질병은 줄어들고, 생산량은 안정적으로 됐다. 국민은 안심하고 수산물을 즐길 수 있고, 양식업자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보장되는 일거양득의 효과로 이어지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이같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스마트양식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민간 투자를 기반으로 총 6개소의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클러스터에서는 연어, 바리류, 새우, 넙치 등 어종별 스마트기술을 개발·실증하고, 그 배후단지에서는 집적화된 양식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사무실에 앉아 물고기 사료를 주고 출하를 결정할 수 있고, 수입에만 의존하던 대서양 연어를 우리 양식기술로 육성해 해외로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양식기술은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하라사막에 새우양식연구센터를 건립하고, 새우 양식에 성공했다. 바람과 모래만이 가득한 사막에서 지하수로 새우를 양식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 친환경 양식기술인 바이오플락기술 덕택이었다. 바이오플락기술은 양식어류의 배설물을 미생물이 섭취하고, 그 미생물을 양식어류가 다시 섭취하는 기술을 말한다. 바이오플락기술은 양식장 배설물을 미생물이 정화해주기에 배설물로 인한 주변 수질오염을 줄이고 사육수(水)를 절약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알제리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바이오플락 양식기술 ODA사업을 중동이나 열대지역 등 양식업 불모지까지 확대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양식기술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 부족국가를 위한 양식업과 수경식물 재배를 연계한 아쿠아포닉스기술,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국가를 대상으로 고온에 강한 어종 개발 등은 해양수산부가 미래 기후변화 시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친환경 양식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20세기 녹색혁명은 품종 개량, 수자원 공급시설 개발 등으로 농업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21세기 식량패러다임은 청색혁명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청색혁명이 인류 식량 문제 해결과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국민의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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