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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 이자 90만원→240만원”...변동금리 이자폭탄 터졌다
주담대 평균 DSR 60.6% 기록
월급 60% 빚갚는데만 쓰는 꼴
영끌 차주들 높아지는 비명소리

#.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전세자금대출 5억원을 받고, 신용대출도 했다. 하지만 3%대에 머물던 전세자금대출 이자율이 7%까지 치솟았고, 신용대출도 다르지 않았다. 월 납부해야 할 이자금이 9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A씨는 “월급에서 돈이 멈추지 않고 빠져나가 인생 중 가장 빠듯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새해부터 대출금리가 급상승하며 차주들 사이에서 눈물 섞인 한탄이 나오고 있다. 금리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거란 새해 희망과 달리 7%대였던 변동형 대출금리 상단이 최대 8%까지 치솟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단행한 차주는 월급의 절반이 훌쩍 넘는 돈을 ‘빚’ 갚는 데만 쓰는 등 대출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 8% 돌파=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8%를 넘었다. 지난 달 23일 변동형 주담대의 금리 밴드는 5.15~7.72%였다. 하지만 새해가 시작된 첫 영업일부터 5.27~8.12%를 기록하며 금리 하단이 0.12%포인트, 금리 상단은 0.4%포인트 오른 것이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자 대출을 받은 차주 사이에선 “월급으로 다 빚갚는다”는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에 다니며 경기 외각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최모씨는 “허그(HUG·주택도시보증공사) 안심 대출을 80% 받았는데 이자가 1년만에 거의 두 배가 됐다”며 “남편과 둘이 합친 연봉 인상분보다 더 커질 것 같은데 대체 이렇게 사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빅테크에 다니는 황모씨도 “2020~2021년에 받은 6000만원 대출이 이렇게 큰 부담으로 돌아올지 몰랐다”고 했다.

▶월급 60%로 빚 갚는 차주들...신용대출 있으면 70%=급여 인상률에 비해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 차주의 고통은 심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보유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6%를 기록했다. 3년 6개월만에 다시 60% 선을 돌파한 것이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대출을 받은 차주가 평균적으로 월급의 60%를 빚 갚는데 쓴 다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대출을 이중으로 보유하면 채무상환 부담은 더 높아진다. 한은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동시 보유한 차주의 DSR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평균 70%에 올랐다. 적지 않은 비중의 차주가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동시에 가입한다고 봤을 때, 빚 부담이 차주의 숨통을 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추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당장 다음주 열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혹은 다음달 금통위에서 또 다시 0.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현재 3.25%인 국내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거라고 보는 만큼, 시장금리 역시 지금보다 더 올라 상반기 최고점을 찍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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