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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랫폼종사자 80만명 시대...월평균 수입 '최저임금'보다 적었다
플랫폼종사자 전년比 13.4만명 급증...수입 월평균 146.4만원
62.6%가 '더 벌기 위해' 이직했지만, 수입 늘어난 이는 24.7%뿐
고용부 "쉴 권리 등 권리 중심으로 법·제도적 보호 기반 마련"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음식 배달, 대리운전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제적 대가를 얻는 플랫폼종사자들의 숫자가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13만4000명(20.3%) 급증한 숫자다. 그러나 정작 이들 플랫폼종사자 중 63.4%는 계약조차 제대로 체결하지 않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종사자의 62.6%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플랫폼 일자리로 이직을 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146만4000원 수준에 그쳤고 최근 석 달 동안 1년 전보다 수입이 늘었다고 응답한 이는 24.7%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27일 공개한 ‘2022년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결과를 보면, 고객만족도 평가 등의 방법으로 일의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종사자는 약 80만명에 달했다. 이는 취업자(15~69세)의 3.0%에 해당하며, 2021년 약 66만명보다 13만4000명(20.3%) 증가했다.

이들의 74.3%는 남성(59만명)이었고, 여성은 25.7%(20만500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35.3%)가 전년에 비해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30대(31.0%), 50대(21.5%) 순으로 높았으며, 15-19세(△57.19%), 20대(△11.3%)는 감소했다. 플랫폼종사자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배달·배송·운전 직종은 2.2% 증가에 그친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가사·청소·돌봄 직종(89.3%) 등에서는 종사자가 크게 증가했다. 또 웹 기반형 플랫폼 직종(미술 등 창작활동,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작업 등), 전문서비스 등도 일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고용노동부 제공]

플랫폼종사자 중 57.7%는 주업으로 해당 일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작년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간헐적 참가형의 비중은 21.2%로 전년 대비 91.9% 증가했지만, 부업형의 비중은 21.1%로 전년 대비 35.8% 감소했다. 플랫폼 이용 시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았다’ 또는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63.4%로 전년(42.3%)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월평균 근무일수(14.9 → 14.7일) 및 일평균 근무시간(6.3 → 6.4시간)은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플랫폼 노동으로 번 월평균 수입은 146만4000원으로 전년(123만1000원) 대비 18.9% 증가했다. 전년보다 늘었지만, 단순히 계산하면 올해 최저임금(시급 9160원)을 감안한 월급(209시간) 191만4440원보다 적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46.4%로 전년 대비 17.3%포인트(p), 산재보험 가입률은 36.5%로 전년 대비 6.4%p 증가했다.

[고용노동부 제공]

플랫폼종사자 중에서 12.9%는 현재의 플랫폼 일자리가 본인의 첫 번째 일자리였다. 직전 일자리에서 플랫폼 일자리로 이동한 1순위 이유로는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62.6%), ‘일하는 시간이나 날짜의 선택이 가능해서’(18.0%), ‘일에 있어서 개인이 더 많은 자율성과 권한을 가질 수 있어서’(6.9%)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최근 3개월(2022년9~11월) 동안 1년 전보다 수입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48.0%로 수입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인 24.7%에 비해 약 두 배가 높았다. 직종별로는 배달·배송·운전 직종에서는 수입이 감소했다는 응답률이 과반을 넘은 반면(55.0%), 웹 기반형 직종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수입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높았다.

플랫폼종사자 중 이직 의사가 있는 비율은 54.0%이며, 성별로 보면 남자(52.0%)가 여자(46.0%)에 비해 이직 의사가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50대(54.3%), 30대(52.2%), 20대(52.2%) 순으로 높았다.

직종별로는 가사·청소·돌봄(54.3%)과 배달·배송·운전(53.8%) 등 지역기반형 플랫폼 직종의 이직 의향이 비교적 높았고, 정보기술(IT) 관련 서비스, 미술 등 창작활동, 데이터 입력 등 단순 작업과 같은 웹 기반형 플랫폼 직종의 종사자는 이직 의향이 38~44% 수준으로 비교적 낮았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이런 플랫폼종사자 규모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식의 변화, 디지털 경제의 확산 등으로 가사·청소·돌봄, 미술 등 창작활동, 전문서비스 등 그간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노무제공 분야가 점차 플랫폼 노동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플랫폼종사자 중에서 배달·배송·운전 직종이 차지하는 비중(75.9%→64.5%)이 크게 감소하고, 주업형과 간헐적 참가형으로 플랫폼 노동이 양분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의 최근 플랫폼 노동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유진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을 매개로 한 다양한 고용형태 증가에도 계약도 체결하지 않고 일하는 종사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플랫폼종사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플랫폼종사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 쉴 권리 등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중심으로 법·제도적 보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직종별 표준(모범)계약서 제·개정, 분쟁 해결시스템 마련 등을 통한 공정한 계약 관행 형성 및 플랫폼종사자 일터개선 지원 등을 통한 안전한 일터 조성 등 정책적 보호 노력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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