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앱 갈무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막판 ‘중금리 대출’ 눈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무난한 목표치 달성을 전망하고 있지만 3사는 아직 2022년을 9일 앞둔 상황에서 혹시라도 아슬아슬하게 목표치와 어긋나지 않기 위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최근 고신용자에 대한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4%대 대출 특판을 내놨다. 전날부터 중신용대출 및 중신용플러스대출, 햇살론15를 제외한 고신용자들의 신용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함과 동시에 최저금리 4.4%, 최대한도 1억원의 ‘중신용대출’ 상품을 특별 판매하며 저신용자들을 위한 문을 연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을 중단한 건 중금리 대출의 비중을 안전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대출 비중이 지난 11월 말 기준 24% 중반대를 넘겼다. 달성을 코앞에 뒀지만 연말 고신용자들의 대출 수요를 모두 흡수하면 자칫 25%의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고신용자들의 대출 잔액이 높아져 대출 총량이 커지면, 중금리대출 비중은 언제든지 내려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다른 인터넷은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9월 말 기준 중금리대출 비중이 24.7%, 40.1%를 달성했다.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지만 카카오뱅크의 대출 수요가 다른 인터넷은행으로 번지면, 막판에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두 은행은 아직 연말까지 신규 대출 중단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출 수요를 지켜보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갑자기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카카오뱅크 대출 수요가 있던 고신용자들이 다른 인터넷은행으로 얼마나 넘어갈지가 마지막 변수”라고 말했다.

앞서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인가 계획에서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5월에는 금융당국 주도로 2023년 말까지 이 비중을 최소 3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1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말까지 25%를, 토스뱅크는 42%를 목표치로 내세웠다.

금융위원회는 이들 인터넷은행의 계획 이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특히 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은행은 물론 최대주주에도 불이익을 준다.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중금리대출 이행 여부를 질적 판단요소로 감안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3사 중 목표 달성이 어려운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3대 인터넷은행이 ‘아슬아슬’하게 목표치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그 기준 자체를 내리면 중금리 대출 비중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목표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