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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신용자도 이자폭탄에 손발 묶였다
5대銀 신용대출 금리 7% 돌파
KCB 951~1000점도 6%시대
두 달만에 1%포인트 넘게 올라
2013년 공시 시작 이후 최고치
지난달 10명중 1명은 10%이상
금리 상승기 “정교한 상환 필요”

#서울 종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문모(35) 씨는 최근 주거래 은행을 통해 3000만원의 신용대출을 신청했다. 매출 부진으로 운영자금이 부족해진 탓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8%대 초반의 높은 금리가 산정돼 문씨는 대출을 포기했다. 그는 일부 사업 지분을 줄이고 한동안 운영자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동업자와 협의했다. 문씨는 “오죽하면 지분을 줄이겠냐”며 “금리가 8%면 1년에 240만원 이상을 이자로 내는 건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지 않냐”고 토로했다.

지난달 실행된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7%대를 돌파하며 10월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 추세에 따라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금리도 처음으로 일괄 6%대에 진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달을 기점으로 상승 폭이 다소 완화할 것이라고 보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중 신용대출 금리가 8% 벽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한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 7.01%...9년 9개월만=22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11월 중 취급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67~7.30% 수준으로 상단이 7%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총 평균금리도 7.01%로 집계돼 2013년 가계대출금리 공시가 시작된 이후 9년 9개월여 만에 7%의 벽을 넘어섰다.

인상 속도도 가팔랐다. 10월 중 취급된 5대 시중은행의 총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44%로 9월(5.85%)에 비해 약 0.59%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달에도 0.57%포인트 인상됐다. 금리가 두 달 새 약 1%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고신용자도 평균 6%대=고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KCB) 951~1000점 구간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일괄 6%대에 진입했다. 지난달 고신용자 평균금리는 5.66~5.90% 수준이었지만 이달 6.11~6.55%로 한 달 새 상단이 약 0.65%포인트 상승했다.

금리 구간별 취급비중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연 10% 이상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늘었다. 5대 은행이 10월 중 취급한 신용대출 중 10% 이상 금리가 적용된 비중은 1.90~5.90%였지만, 11월의 고금리 비중은 2.7~9.5%였다. 가장 비중이 높은 국민은행(9.5%)은 지난달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 열명 가운데 하나가 10%이상 금리를 적용받은 셈이다.

5% 미만 신용대출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5대 은행 중 3곳에서는 지난달 4%대 미만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연 금리 5% 미만의 대출조차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대출이 실행된 금리 구간도 전달 5%대에서 6%대로 바뀌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4% 미만의 신용대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 “대출금리 상승세는 계속”=이같은 대출금리 상승 추세에는 10·11월 연달아 결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달엔 기준금리가 동결됐고,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인하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다음달엔 가팔랐던 상승 추이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상승 여지는 있다. 내년 상반기까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파른 금리 인상폭이 유지되지는 않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신용대출 상품을 선택할 때엔, 이 점을 감안해 상환 계획을 정교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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