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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해도 보증금 못 돌려줘” 전세가 10% 하락시 집주인 3.7% 반환할 돈 없다 [금융안정보고서]
전세가격지수 1월 103.25→10월 101.43 ‘뚝’
역전세난·깡통전세 ‘공포’ 전국에 확산
임대인 3.7% 대출해도 보증금 못돌려줘
최근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되며 전월세시장까지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주택 전세가가 10% 하락할 때 집주인의 3.7%는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대출을 받아도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난·깡통전세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임대인의 신용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12월)에 따르면 주택 전세 가격은 올해 6월부터 하락 전환된 이후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6월을 전세가격지수 100으로 봤을 때 올해 1월 103.25까지 올랐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10월 말 기준 0.88% 하락해 101.43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2년12월) 발췌]

전세 수요는 월세로 옮겨갔다. 전월세거래 중 전세 비중은 지난해 말 56.5%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48.2%로 8.3%포인트(p) 하락하고, 월세 비중은 그만큼 늘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 증대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증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월세 수요 증대 등으로 월세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 같은 전세 가격 하락이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과도하게 상승했던 전세 가격이 조정되는 양상을 내포하고 있으며, 실수요자의 거액 임차자금 조달 부담 감소, 갭투자 유인 축소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 가격이 단기간 내 급락할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 가중으로 임대인 일부가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전세 가격 하락 시나리오별 보증금 반환능력을 점검한 결과, 전세보증금 10% 하락 시 전세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으로,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2년12월) 발췌]

특히 3.7%의 전세임대가구는 금융자산을 모두 처분하고 대출을 활용해도 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됐다. 총 보증금 반환분 중 평균 3000만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왔다. 이같이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이 가중되면 임대인의 유동성·신용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해 금융 시스템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주택 가격 하락 기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임대인의 유동성·신용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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