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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군’ 이사 줄고...‘시설’ 이주 늘었다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고급 설비 선호
‘자녀교육·환경 때문에’ 꾸준히 줄어들어

국민 절반 이상이 집을 이사하는 사유로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과 설비 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집을 고를 때 학군 등 입지가치 만큼이나 아파트 브랜드 등 상품가치를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반해 자녀 교육을 이유로 이사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사 경험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현재주택으로 이사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시설이나 설비 상향’(50.4%), ‘직주근접(29.6%)’, ‘주택마련을 위해(28.4%)’ 순으로 나타났다.

‘시설이나 설비 상향’을 위해 이사한다는 응답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도 조사 때만 해도 41.1%에 그치던 것이 2019년 42.6%, 2020년 48.3%로 응답 비율이 늘어났고 올해는 응답자 중 절반을 넘어섰다.

10여년 전부터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지을 때 차별화된 브랜드를 앞세워 단지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이같은 변화가 이번 조사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밖에 다른 이유로는 ‘계약만기로 인해서’(16.3%), ‘집값 혹은 집세가 너무 비싸고 부담스러워’(9.2%) 등이 있었다. 통상 수도권에서는 높은 집값 탓에 비자발적인 이동이 광역시 등, 도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그 외에도 ‘자녀 교육 및 환경 때문에’(2.7%), ‘집주인이 나가라고 해서’(2.5%) 등이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자녀 교육 및 환경 때문에’라고 응답한 비율이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4.6%이던 것이, 2019년 3.8%, 2020년 3.0%로 줄었다.

전체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5년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는 0.1년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던 2012년(8.6년) 보다는 1.1년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6년, 광역시들은 7.4년, 도지역은 9.7년이다. 자가가구(10.5년)가 임차가구(3년)에 비해 세 배 이상 한집에 오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가구 비율을 높이는 것이 국민들의 주거 안정에 가장 큰 요소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주택 거주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7.2%로 나타났다. 자가 가구는 19.6%, 임차 가구(전세)는 61.4%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41.0%로 광역시 등(37.5%), 도지역(31.0%)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 이동이 잦았다. 수도권의 높은 집값 탓에 자가 비율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0명 중 9명이 ‘내 집을 보유해야한다’(88.9%)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며 집을 보유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컸던 탓으로 풀이된다. 최근 급락하는 아파트 시장에서 조사를 한다면 다소 낮아졌을 가능성도 높다. 주택보유의식은 2018년 82.5%이던 것이 2019년(84.1%), 2020년(87.7%)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청년가구가 81.4%(2020년 78.5%), 신혼부부 가구가 90.7% (2020년 89.7%)로, 청년가구의 경우, 주택보유의식이 전년 대비 가장 큰 폭(2.9%p)으로 늘고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 2030들의 ‘영끌’ 주택마련이 크게 늘었던 세태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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