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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분양단지 “소나기 피하자” 후분양 전환
자금력 있는 시행사 속속 연기
견본주택 준비 ‘시그니티 인덕원’
주변 시세 급락에 후분양 전환
아파트는 그나마 실수요자라도
오피스텔 문의조차 없어 위기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주택 분양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에 접어들자 분양을 목전에 둔 단지들이 분양을 포기하고 후분양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초 염두에 뒀던 분양가 보다 주변 시세가크게 낮아지자 대규모 미분양 우려에 분양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당초 경기도 안양시에서 11월에 공급하려던 ‘시그니티 인덕원 오피스텔’은 분양홍보를 위해 견본주택까지 만들었다가 최근 후분양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거주공간이 아닌 상가들은 대부분 분양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들의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2년 후 준공 예정일 때까지 기다려 분양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현금 동원이 가능한 시행사들을 위주로 ‘소나기는 피해가자’는 차원에서 후분양 전환을 많이 논의한다”며 “다만 분양을 늦출 경우 최근 고금리를 온전히 시행사가 부담해야 하는 만큼 자금력이 없는 회사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126실이 갖춰지며 지상 1~2층에 근린생활시설(32실)으로 계획돼 있다. 당초 전용 84㎡를 12~14억원에 분양하려고 했으나 인근 주변 시세가 급락하면서 미분양이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양시 관양동 동편마을3단지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13억 2000만원까지 올랐던 것이 최근 가격이 떨어져 지난 4월 1층이 10억 7500만원에 거래됐고, 최근 7월에도 11억 4000만원(17층)에 손바뀜 된 바 있다.

후분양 전환 단지는 또 다른 사업지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자산개발이 시행한 전남 광양시 마동 ‘더샵 광양라크포엠’은 계약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입주자 모집 취소 및 분양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단지는 올해 10월 본 청약에서 미분양 물량이 상당수 발생했는데, 여기에 다수의 당첨자가 계약을 해지하자 분양을 취소하고 추후 다시 분양에 나서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의 미분양 추이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에 따르면 전국적인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올해 1월 2만 1727건이던 것이 10월 4만 7217건까지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아파트 대체상품 성격의 오피스텔들을 주로 공급하는 시행사들의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들의 문의라도 있지만 오피스텔의 경우 문의자체가 없다”며 “분양에 나섰다가 10%도 못 되는 분양률을 기록할 경우 힘든 자금 사정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시행사는 계약 이행 의무 등으로 인해 오히려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분양을 미루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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