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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習, 사우디 석유·가스 위안화로 결제… ‘오일위안’으로 ‘달러 패권’에 도전
시진핑, 걸프 정상회담서 “상하이 거래소 활용” 제안
빈 살만 왕세자 “中과 역사적 관계 국면”
달러 배제시 미국 제재 받을수도
지난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아랍국가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은 7~1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때 열린 걸프 정상회담에서 석유·가스 수입대금을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자고 제안했다. 달러는 석유를 거래할 때 기준 통화가 되면서 기축통화 자리를 꿰찬 바 있다. 시 주석이 내민 위안화 결제 카드는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장으로 여겨지며 파장이 주목된다.

12일 로이터, AP 등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걸프 아랍국가협력위원회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걸프협력회의(GCC·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참여) 국가로부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을 계속 확대하고 석유 및 가스 개발, 청정 저탄소 에너지 기술 협력을 강화하며 석유 및 가스 무역에 대해 위안화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오일위안’을 추구한다는 방침은 지난 3월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사우디와 수년 간의 협상 끝에 석유 거래 무게중심을 미 달러에서 서서히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를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한 이번 회담에서 공식화한 것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만 산유국들이 미 달러 외에 중국 위안으로도 석유를 거래하기로 결정하면 이는 달러와 서방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이미 중국의 최대 석유 수입원이다. 러시아가 그 뒤를 잇는다. 연초에 중국은 러시아와 위안화 결제에 합의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상하이 석유 및 가스 거래소를 석유 및 가스 무역의 위안화 결제를 수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은 사우디를 비롯한 이 지역 국가들과 국내 정책에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하고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중국과의 역사적인 새로운 관계 국면”을 예고했는데, 이는 5개월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리야드에서 열린 소규모 아랍 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어색했던 미-사우디 회담과 대조적이다.

석유 거래에서 달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자칫하면 반독점소송에 휘말리는 등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시도이기도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사우디 등 국가들이 지닌 ‘산유국 파워’ 또한 만만치 않아 향후 전세계 경제 지형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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