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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호금융 “이러다 파산합니다” 해지 읍소...10% 적금에 몰려든 짠테크족 “황당하네”
단위농협 3곳, 단위신협 1곳
특판 예수금 감당 못해 ‘쩔쩔’
금감원은 ‘특판 자제령’ 발령

“직원 실수로 감당할 수 없는 1400억원의 예수금이 들어왔다. 해지해달라”(남해축산농협)

“이번 특판으로 경영 부실이 우려스럽다”(동경주농협)

상호금융권에서 특판 상품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려 해지를 호소하는 일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다. 각 단위조합이 8%~10%대 고금리 적금상품을 열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금이 쏠린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각 상호금융 중앙회에 ‘특판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경영위기 맞은 단위조합 4곳...고객에 “적금 해지해주세요”= 8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경남 남해축산농협에서는 최근 판매된 정기적금 가입자에게 “해지를 해달라”는 문자를 전송했다. 이 조합은 사과문을 통해 “한 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해 적금 10% 상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밝혔다. 이 조합은 이달 초 최고금리 10.35%의 정기적금(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을 대면으로 판매했는데, 직원의 실수로 해당 상품이 비대면으로 풀렸다. 그러자 한 푼이 아쉬운 ‘짠테크족’들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문제는 또 다른 조합에서도 일어났다. 8.2% 금리의 정기적금 특판에 감당할 수 없는 자금이 몰린 경북 동경주농협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너무 많은 적금이 가입됐다”며 “우리 농협은 작년까지 이월 결손금을 정리하고 올해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시 이번 특판으로 인해 경영악화로 인한 부실이 심히 우려스러워 염치 불구하고 해지를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군 합천농협 역시 지난 5일 최고 연 9.7% 특판적금을 내놨다가 이자 지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협에서도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제주 사라신협에선 연 8% 적금 특판을 열었는데, 한 직원의 착오로 고금리의 자유적립적금이 함께 등록됐다. 이 조합에는 100억원 안팎의 자금이 몰렸고, 현재 직원들이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해지를 요청하고 있다.

▶고객들 “황당”...금융감독원, 상호금융에 ‘특판 자제령’= 단위조합에서 이같은 일이 연달아 일어나자 특판을 찾아 예수금을 넣는 ‘짠테크족’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일로 가입했던 적금을 모두 해지한 한 고객은 “비대면 가입을 알게돼 알람까지 해놓고 들었는데 지금까지 뭐한 건지 싶다”며 “앞으론 평소 다니던 지점으로 대면 가입을 해야 속이 편할 듯 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수신금리로 자금이 쏠리는 각 상호금융 중앙회에 특판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에 과도한 예금특판을 자제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각 중앙회에 전달했다”며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가 결정되는데 과도하게 수신금리가 올라가면 대출금리로 연결이 돼서 취약계층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호금융 개별조합은 금감원이 담당하는 곳이 2000개가 넘는다”며 “개별조합에서 일어난 일들을 세부적으로 알 순 없어 중앙회가 중간에서 관리하는데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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