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종에서]노동 장관이라도 파업 출구 열어야

김용훈 헤럴드경제 정책부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누구를 향한 말일까.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투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의 장에 나설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말의 맥락을 보면 촉구의 대상은 13일째 파업(집단운송거부)을 지속하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분명한데,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은 화물연대가 아니라 정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40분 만에 결렬된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 간 2차 면담에서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정부가 나서 대화할 생각은 없고, 업무복귀를 요청하러 나왔다”고 했다.

목이 타는 것은 화물연대다. 오죽했으면 과거 “민주노총은 김정은 기쁨조”라며 자신들을 폄훼했던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의 대화를 주선해달라 요청했을까. 김 위원장은 4일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 등을 만났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먼저 요청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은 “이 위원장이 대화하고 싶대서 마련된 자리”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측이 국토부 장관이나 차관과 얘기할 자리를 주선해달라고 요청해 자신이 원 장관과 통화했지만, ‘대화한다고 해서 더 내놓을 것도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는 게 김 위원장 얘기다. 자존심을 굽혀가며 대화를 하려해도 응하지 않는 건 정부라는 말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일 고용부에 업무개시명령 관련 ‘즉시 개입’ 공문을 보냈다. ILO ‘결사의자유위원회 결정 요약집’에 따르면, 장기간 총파업이 인구의 생명·건강 또는 개인적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 업무복귀 명령이 합법적일 수도 있다. 단 “운송회사, 철도 및 석유 부문 등의 서비스 또는 기업 운영 중단은 국가비상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ILO는 “이런 종류의 서비스에서 파업 시 근로자를 동원하기 위해 취한 조치는 근로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ILO 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미치지만,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에선 예외인 모양이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산업계 피해는 이미 3조원을 넘었다. 이는 일용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인력시장에선 “파업이 시작된 이후로 일을 이틀밖에 하지 못했다”는 하소연이 커지고 있다. 노정관계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나서야 한다. 대화를 피하는 쪽이 어딘지 알면서 화물연대에 대화를 촉구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fact051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