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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합 경제위기에 부진한 수출...정부 총력전에도 회복 불투명
수출지원전략 수립했지만...
반도체·中시장 혼란에 부진 지속
對中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세
내년 수출전망도 3.1% 감소 추정

윤석열 정부가 2026년 수출 5대 강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수출 전선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우리 전체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력산업의 내년 수출 전망이 어둡다.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대외 수요 부진 탓이다. 히 우리 수출품 5개 중 1개가 향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큰 대(對)중국 시장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5개월 연속 감소세는 한중 수교가 맺어진1992년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2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첫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수출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적 수출역량을 결집키로 하고 ▷주력·전략시장별 맞춤형 수출 확대전략 추진 ▷전부처의 수출지원 역량 강화 및 수출 저변 확대 ▷수출산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수출전망은 극도로 불투명하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경제·산업 전망’을 보면 내년 전체 수출은 6717억달러로 올해 추정치 6934억달러보다 3.1% 감소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등 각국의 금리인상과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반도체산업 부진 심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5.7% 줄어 24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한국 경제의 적신호가 점점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상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여파가 직접 반영되면서 향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교역이 차질을 빚은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3월부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던 수출은 지난 6월 한 자릿수로 꺾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이것이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우리 수출의 주력 품목이기도 한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4.5% 감소해 7월(-3.5%)과 8월(-12.8%)에 이어 석 달 연속 줄었다. 이로 인해 제조업 생산과 함께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도 지난 7∼9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등 국내 13대 주력 산업의 내년 수출 규모는 5179억달러로 추정됐다. 이는 올해 수출 추정치 5397억달러보다 4.0% 줄어든 수준이다. 13대 주력산업의 수출 비중은 2021년 77.8%, 올해 77.8%, 내년 77.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발생한 과다 수요가 줄어들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산업이 부진해 올해 증가세(1.6% 추정)에서 큰 폭의 감소세(-9.9%)로 돌아설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예상했다. 일반기계(-2.3%), 철강(-8.4%), 정유(-11.9%), 석유화학(-14.2%), 섬유(-2.1%), 정보통신기기(-1.0%), 가전(-4.9%), 디스플레이(-1.4%) 수출도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비상이다. 대중 수출은 올해 4월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 5월에 반등했지만 6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섯 달 연속 줄어든 데 이어 이달에도 감소가 확실시된다. 이달 1∼20일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7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 흑자로 돌아섰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 원인으로 중간재 수입 증가와 공급망 재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특혜관세가 지목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반도체 등 주력 산업 분야에서 대중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도 원인이다. 최근 경제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 하향조정했다.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로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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