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내한 성과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중도금 대출보증 상한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조정했음에도 둔촌주공 국민평형(전용 84㎡)의 중도금 대출이 어려운 데 대해 "특정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더 올릴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원 장관은 21일 세종정부청사 국토부 기자실을 찾아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내한 성과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한 질의응답 진행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원 장관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한을)올린 일도 큰 결정"이라며 "둔촌주공 전용 84㎡가 12억원이 넘는다고 또 올리면 정책 기준을 어디로 해야할 지 혼란스러워지는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이 부분은 무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민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인기 많은 곳은 호가 자체가 내려오고 있지 않다"며 "그런데도 정부 규제를 다 낮추라고 하면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도 내 집 마련을 못하는 사람들의 쓰라린 마음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지금 형성된 가격 자체도 안정된 가격으로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특정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상한을)올릴 수는 없다"며 "현재 호가가 내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한 쪽은 빚내서 집을 사라 하는 것이냐고 하고, 한쪽은 현금 부자만 '줍줍'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니 할 말이 없다. 당장 분양을 조금 더 시키기 위해 전체를 움직이는 것은 맞지 않기에 다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조금 더 분양하려고 전체를 움직이는 건 도구와 맞지 많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더 걱정되는 건 공급 금융이 지나치게 위축된 일"이라며 "보릿고개가 와서 추후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폭등할 여지를 쌓아두면 안 된다"고 했다.

또 "어느 한 쪽이 뚫리면 전체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부분이 있다"며 "쓰러지지 않도록 단체 방파제를 두껍게 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 둔촌주공 등 분양 부분에 조금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며 "고급 쪽이 쓰러지는데 대출해서 집 사라는 것은 부분과 전체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최소 2020년 수준으로 부동산 세금 부담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보다 더 낮춘다.

원 장관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너무나 단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됐다"며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 완화 법안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정부 대응이 너무 늦거나 모자라면 안 된다는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